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한 조조였으나 결코 의기소침하지 않았다. 그는 귀국하자 곧 동작대를 짓고 낙성 기념으로 활쏘기 대회를 열어 자축했다. 이때 소년 장군 조휴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조 씨 문중에서 명궁이 나오자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 아이는 우리 가문의 천리마(此吾家千里駒也 : 하루에 천 리를 갈 수 있는 뛰어난 준마, 영특한 인재를 칭하기도 한다)로다."

활쏘기 사합이 끝나고 나자 "이제는 학식이 높은 문사들이 동작대에 올라 아름다운 시구를 지어 오늘을 기념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자 문신들이 저마다 시를 지어 바쳤다. 조조가 너무나 기뻐한 건 물론이다. 하지만 조조는 자숙했다. 주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라고 부추겼으나 "나는 죽어 묘비에 ‘한나라 정서장군’이란 이름으로 족하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를 두고 정사 삼국지에서 ‘누가 그 일생의 진위를 알겠는가’라고 했다. 입만 열면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떠들어대는 정치인들의 검은 속셈은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그나마 도둑 심보만 아니라면 다행일진대.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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