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북한의 최고통치자인 ‘김정은’이 또다시 CNN을 비롯한 내외의 주요 언론, 그리고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하이트 합참의장 등 주요 인사의 발언을 통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지난 22일(미국 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중론을 견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날 하이트 의장도 국방부의 언론브리핑을 통해 "확인하거나 부인할 근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김정은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그가 수술후유증으로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역설하는가 하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의 여동생인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이 이미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집권 9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건강이상’을 불식시키기 위한 장치로서 이미 ‘짝퉁’을 선정해 그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소설’과 같은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 ‘짝퉁’이 지난 1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통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논의한 뒤 "투쟁과 전진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거의 같은 시점에 서부지구 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주장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런 가운데 12일에는 김정은 자신은 물론이고 ‘짝퉁’조차도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 외무상 리선권과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인 김형준을 각각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함으로써 김정은의 친정체제 기반을 확고하게 마련했다.

이렇듯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일파만파로 전개되는 가운데, 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움직임은 바로 14일 감행된 순항미사일 발사 현장을 비롯한 익일인 15일에도 이른바 ‘백두혈통’을 과시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연례행사 중 하나인 ‘태양절’에 즈음한 금수산기념궁전에 참배를 하지 않아 그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집권 9년 차에 접어드는 김정은이 지금까지 자신의 할아버지 생일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무리한 공개활동으로 인한 몸살설,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防疫)설, 왼쪽 발목의 낭종수술을 잘못받아 뇌사(腦死)상태에 빠졌다는 설" 등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역시 때때로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습성(?)으로 인해 실족(失足)설과 낙마(落馬)설, 지병(持病)설, 윤화(輪禍)설 등 각종 루머의 주인공이 된 적이 많았으며, 사실상 김 위원장도 2014년 9월 3일 모란봉음악단 신장음악회 관람 이후 한동안 종적을 감춘 사례, 같은 해 당 창건기념일(10.10)에 즈음한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불참 등 선례(先例)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보고 신중하게 판단할 일이라 보여진다.

결국 이런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여부를 갖고 섣부르게 북한체제의 ‘안정성’ 자체를 평가하고 진단하는 것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럴 때일수록 ‘좀 더 차가운 머리’로 냉정하게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수립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짝퉁’의 존재까지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김정은의 건강 이상은 우리의 대북정책 및 남북관계 개선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에도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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