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3일 ‘2019년도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실태’를 발표했다. 일평균 730만 명(서울 395만, 경기 266만, 인천 69만)이 1천845만 건의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지로 이동하는데(편도 기준) 평균 1시간 27분이 소요됐고 1.92회 환승하며 2천162원을 지불했다. 광역 간 이동시간은 차이가 없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은 1시간 30분, 경기에서 서울은 1시간 24분이 걸렸다. 지역 내 이동은 서울(47분)과 인천(50분)보다 경기(1시간 36분)의 출근 시간이 두 배 정도 더 길었다. 교통비도 경기도민의 부담이 컸다. 광역 간 교통비의 경우 인천~경기(2천614원)가 제일 높고, 지역 내 이동도 경기(2천345원)가 인천(1천583원), 서울(1천436원)보다 크게 높았다.

본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광역 간 교통 불평등이다. 지난해 출퇴근을 위해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 이들은 경기도민이고, 그 다음이 인천시민이었다. 서울 중심의 반쪽짜리 교통체계 개편이 이러한 결과를 만든 주범이다. 국토교통부의 ‘광역교통 2030비전’만 보더라도 ‘주요 거점 간 단축목표’가 서울까지의 도달거리를 기준으로 삼았지, 경기~인천에 대한 단축 목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인구가 감소하는) 서울 중심의 교통행정 때문에 (인구가 증가하는) 서울 밖 거주민이 차별을 받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상황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수도권 교통체계 개편은 서울 중심이 아닌 광역교통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둘째, 전반적으로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 OECD 평균 출퇴근 시간은 28분이다. 무려 4배 차이가 나는 현 상황을 풀어가려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교통 수단이 도입돼야 한다. 그 논의의 중심에 ‘지하 40m 이하 건설로 노선을 직선화해 기존 전철보다 3배 이상 이동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광역급행철도(GTX)’가 있다. 정부는 GTX 교통망 구축으로 수도권 인구의 77%가 30분대에 광역 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왕 추진키로 했다면 좀 더 속도를 내는 게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 고용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고, 수도권 교통체계 개선으로 누릴 사회적 편익을 고려하면 이보다 최적의 뉴딜 사업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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