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일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일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19 여파에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처하면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재입찰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8월 말까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난감한 처지다.

26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8월 계약이 종료되는 T1 면세사업권은 총 50개 매장(1만1천645㎡)이 대상이다. 대기업 사업권 5개, 중소·중견 사업권 3개다.

공사는 지난 3월 인천공항 T1 4기 면세사업권 입찰을 진행해 신라(DF3), 롯데(DF4), 현대(DF7), 그랜드관광호텔(DF9), 시티플러스(DF9), 엔타스(DF10) 등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다른 2구역의 면세사업권은 참여 업체가 부족해 유찰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여객 감소 등 면세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라와 롯데, 그랜드관광호텔 등이 사업권을 포기했고, 시티플러스는 보증금 입금 유예를 요청했다. 이 때문에 총 8곳의 면세사업권 중 6곳에 대한 재입찰공고가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면세업계는 높은 임대료 부담에 참여를 꺼리고 있고, 공사 역시 업계의 상황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재입찰공고의 시기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의 1년 차 임대료 납부 방식은 낙찰금액으로 고정된다. 운영 2년 차부터는 1차년 임대료에 직전 연도 여객증감률의 50%를 증감한 금액으로 납부한다. 연간 최소보장금 증감 한도는 9% 이내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대비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 여객수요로 계산돼 현재 여객 수가 급감한 기준점에서 여객증감률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면세업계에선 업체들이 사업권을 포기한 이유로 여객 수가 증가하지 않아도 임대료가 9% 인상되는 점과 올해 여객 수 급감분 등을 반영한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꼽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는 공사에서 면세사업권 재입찰공고가 나오더라도 참여할 업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인천공항 면세업체들의 매출은 95% 이상 줄어드는 상황으로 월 1천억 원 이상의 손실도 예상돼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현재 면세사업권에 대한 재입찰공고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면세업계와 공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공사는 항공사, 공항상업시설(면세점·식음료매장 등), 지상조업사 등 공항산업 생태계 전반에 1천810억 원 규모의 사용료 감면과 3천980억 원 규모의 사용료 납부 유예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지원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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