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제물포고 교감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국가대표 축구팀의 전임 정정호 감독은 모 일간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 신세대 선수들과의 성공적인 소통법을 밝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Z세대라 칭하는 신세대에게는 그들에게 적합한 소통방식이 있다. 따라서 이를 적용해 교육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 성공하는 리더는 이렇게 맞춤식 소통방식에 의해서 만들어짐이 드러났다. 그의 지도자로서의 통렬한 성찰과 절차탁마의 성과를 두고 모름지기 진정한 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노력의 지대한 결과로 만들어진 ‘SSC’식 교육 방식임을 다시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정정호 전임 감독은 Z세대 선수들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소통 방식부터 바꿨다. 그의 기고문 일부를 인용해 본다. "소통 방식에 ‘정답’은 없다. 조직의 리더는 주어진 상황에 맞게 구성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필자도 사실 처음부터 소통에 능했던 건 아니다. 모 중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제자가 ‘선생님 설명이 너무 어려워 50%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솔직히 말해줬다. 충격적인 경험이지만, 그 순간이 지도자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그 일을 겪은 이후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결국 복잡하거나, 길거나, 주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소통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SSC 소통 원칙’을 만들었다. 간단하게(Simple), 짧게(Short), 그리고 명료하게(Clear)의 약자다. 신세대용 리더십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 요즘 청소년들은 교실을 비롯한 강의실에서 5분 이상을 집중하지 못한다. 거기에다 길고 복잡한 설명은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 하더라도 결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진리는 단순하다’는 말처럼 그들에게 효과적인 설명과 지도방식은 간단하고 짧게 그리고 명료한 방식으로 행하지 않으면 실패 확률이 높다. 예컨대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길고 복잡한 사용서가 따라 붙는다면 누가 이를 선택하고 또 애용할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 원리가 우리 교육 현장에도 필요하다. 이는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에게는 그들의 뛰어난 정보통신 활용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사항이다. 

그렇다면 요즘 신세대 청소년들의 특성은 어떠한가? 그들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의 이해를 우선으로 한다. 왜냐면 그들은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한 행동을 강요받으면 즉각 반발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을 때는 자신이 상대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끼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U-20 월드컵 주역인 이강인(19·발렌시아) 선수는 결승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이 경기에서 이겨서 감독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 한마디 외의 어떤 말이 지도자와 제자의 바람직한 관계를 정확히 압축할 수 있을까? 

시대라는 형식이 바뀌면 이에 따른 지도방식이란 내용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이는 어떤 리더십이라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리더십은 바람직한 소통을 통해 형성된다. 여기엔 낡은 관행을 과감히 깨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예컨대 청소년들이 ‘오장칠부’라 할 정도로 소중히 여기는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쓰게 해주고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듣게 하고 그들과 함께 노래 부르는 소위 ‘떼창 문화’, 그리고 정해진 시간 내에 알아서 식사를 하게 하고 외출 규제도 과감하게 푸는 등의 정정호식 ‘자율 속 규율’ 사례가 이를 대변한다. 이 모든 사항은 Z세대의 문화를 존중하는 결정인 것이다. 이런 교육방식의 바탕은 반드시 즐거움을 기본으로 하여 스스로 모든 것을 선택하도록 허용하되, 최소한의 룰은 엄격히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SSC 소통법’이 축구에서와 같이 청소년의 교육현장에서도 즐겁고 행복한 성공하는 교육으로 승화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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