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다. 성남지역도 20여 년 전인 1995년과 비교해 65세 이상 인구는 3배 이상(2017년 기준) 늘었다. 고령 인구비율이 15%를 넘어섰고, 사회적으로도 노후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을 위해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성남시사회복지협의회 노만호(72·㈔다살림복지회 이사장)회장이다. 그의 한결같은 ‘노인사랑’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에서 의료기기 사업으로 하던 그는 1992년 분당신도시 개발로 성남과 인연을 맺었다. 아파트 동대표와 주민센터 자문위원을 맡으며 우리쌀 농촌지키기 운동 등으로 지역사회 봉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봉사단체 활동을 이어오다 노인복지를 위해 받은 만큼 나누며 살아보자는 마음에 1997년 ㈔다살림복지회를 설립, 현재까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특히 이런 결심은 그를 늦깎이 대학생(사회복지과)으로 만들었고, 고려대학교에서 노인복지 전문가과정도 수료하는 열정을 쏟았다.

노 회장은 "이전 사업이 잘 돼 경제적 여유로 무리하게 돈을 벌 욕심은 없었다. 사회에서 받은 만큼 베풀며 지내 보자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노인 봉사를 시작했고, 공부도 다시 하게 됐다"며 "남은 생애도 갈 곳 없고 보살핌 받을 수 없는 노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내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가·홀몸노인들을 도우며 경로당 무료급식과 효 나들이 은빛사랑노인잔치, 합동 생신잔치 개최 등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힘써 왔다. 이 같은 공로로 2001년에는 성남시장상, 2003년과 2004년에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및 법무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초대부터 부회장을 역임해 온 성남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에도 선출됐다. 노인복지를 넘어 장애인이나 복지사 처우 개선 등 또 다른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도전정신에서다.

노 회장은 "아는 것은 없지만 늦게라도 배운다는 심정으로 제2의 고향 성남에서 200여 회원사(개인)들과 소통하겠다"며 "낮은 자세로 다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일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회장에게만 집중되던 협의회 운영도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임원진들과 책임을 배분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이라며 "특히 시와 시의회의 협조를 구해 열악한 직원들의 복지 향상과 이를 위한 회원사 배가운동, 수많은 복지사들의 처우 개선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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