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안정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다음 달 초에 초·중·고교 등교 개학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등교는 고3과 중3부터 시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시기는 다음 달 11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월 초 방침이 발표되더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 마련에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다리면서 학생들을 계속 집에만 묶어둘 순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현재 수준의 안정적 관리가 유지되고 다른 분야가 일상으로 복귀한다면 등교도 조심스럽게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개학 전 챙겨할 과제가 엄청나다. 보건용 마스크, 체온계,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 확보는 말할 필요도 없고, 교내 활동에서 밀접 접촉 방지 대책은 필수적인 만큼, 교실과 급식시설 공간 재배치나 운영 방식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교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물리적 거리는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또 교직원들이 방역수칙과 관련 조치를 충분히 숙지하고 실행할 준비가 됐는지 등도 점검해야 한다. 유증상자를 위한 일시적 대기실 확보 등 방역 준비와 접촉 최소화를 위한 교육활동 조정 작업도 필요하다. 일선 학교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시도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등교 개학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언제까지고 온라인 학습만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교내 감염과 그로 인한 지역사회 확산 우려를 접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 방역이 철저히 이뤄질지, 아이들은 교내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는지, 위생수칙은 잘 지켜질지, 급식실의 공용 기물은 사용해도 괜찮을지 모든 것이 관심사다.

관건은 개학을 언제 하느냐가 아니라 개학 후 얼마나 안전하게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느냐다. 안전한 개학은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 나가느냐에 달렸다. 최근 며칠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10명대로 떨어지긴 했으나 아직은 안심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등교부터 하교까지 모든 교내 활동에서 학생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지침이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 개학이 사회에 미칠 파급력이 지대한 만큼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개학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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