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좀 그만 부르고, 엄마 혼자 있게 해주면 안되겠니? 혼자 있고 싶다." 1년 중 가정 관련 기념일이 가장 많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하지만 이번 5월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잠재된 가족 간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모든 가정이 끈끈한 정을 나누며 화목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가족 집콕은 잠재돼 있던 가족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자녀와의 갈등으로 별것 아닌 일에 짜증이 나고 언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아동학대 신고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112로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천3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202건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가 잠재된 갈등 요인과 더해지면서 가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방에서 뒹굴며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과 잔소리하는 부모, 줄어든 일과 수입, 일명 코로나19 증후군의 갈등 요인이 가정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증후군으로 인한 가족 갈등이 스트레스로 발전해 가족 해체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갈등예방 수칙을 지키고, 가정에서 각자의 공간과 시간을 허용하고 간섭을 자제하고 규율을 따르면서 적절한 심리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로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가족이다. 가정폭력과 언어폭력, 신체적 학대와 이혼율이 높아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정부는 코로나19의 중대고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최대 6일까지 휴가 계획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방역 당국은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코로나19 방역의 분기점으로 규정하고, 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아프다면 여행을 멈춰야 하고, 최소한의 가족단위로 차를 이용하거나 되도록 혼잡한 여행지를 피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도 100일이 지나고 있다. 집콕 생활로 가족 간 짜증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평소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가족 재발견의 기회로 만들어 보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자신과 가족, 이웃을 지키고 배려하는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이 돼야 비로소 진정한 가정의 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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