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 현장은 개학 연기와 단계적 온라인 개학 실시 등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기에 해 본 적 없는 원격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교사들은 컴퓨터 활용법과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수업 시행 능력 등을 갖추고자 새로운 배움에 도전, 학습 결손 등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

이처럼 교사들은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보다 알찬 내용을 배워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부단히 공부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행정직 공무원 역시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에 불편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은 이 같은 교사와 행정직 공무원들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이다.

경기도내 최초의 교원 연수기관으로 설립돼 지난 30여 년간 경기교육 발전을 위해 앞장서 온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에서 교직원 연수가 진행 중인 모습.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에서 교직원 연수가 진행 중인 모습.

# 교사들의 든든한 지원군

1986년 11월 개원한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은 경기도 최초의 교육연수원이자 전국 최초의 교육감 직속 교육연수원이다.

개원 당시에는 ‘율곡교원교육원’으로 설립돼 교사 연수를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행정직 공무원과 교육공무직까지 연수 대상을 확대하면서 2000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경기도교육연수원과 함께 도내 교직원 연수원의 양대 축을 담당하고 있는 율곡교육연수원은 34년의 시간 동안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을 발휘하고 추진하는 직속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경기교육 발전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그동안 도내 모든 교직원은 신규 임용 때부터 각 승진 과정 등을 통해 율곡교육연수원을 필수적으로 거쳤고, 연수를 통해 배운 지식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 중이다.

무엇보다 교육 특성상 행정직 공무원 연수의 중요성도 강조되면서 교사 연수 중심으로 진행되던 연수 방식을 과감히 탈피, 행정직 연수를 시행하며 교사와 행정직원 간 상호 공감 및 협력 기반도 다지고 있다.

지난해 율곡교육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도내 교직원은 총 7천500여 명(교사 2천여 명, 행정직 5천500여 명)에 달하며, 올해도 1만여 명에 대한 연수(교사 5천여 명, 행정직 5천900여 명)를 계획 중이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관련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 직무연수’가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관련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 직무연수’가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 율곡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학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연수

율곡교육연수원의 명칭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율곡 이이(栗谷 李珥)선생의 호에서 따왔다.

율곡교육연수원이 위치한 파주지역이 율곡 선생이 성장한 본향이자 낙향한 이후 지낸 곳이며, 후대에서 그의 정신을 기려 설립한 ‘자운서원’도 위치해 있는데다, 율곡 선생이 어린이와 청소년 등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자녀 교육 지침서인 「격몽요결(擊蒙要訣)」을 집필하고 조선성리학을 발전시킨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율곡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율곡교육연수원은 교육의 역사와 전통 및 교육연수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고, 그 속에 면면히 흐르는 정신과 철학을 지켜 나가고 있다. 또 역사와 전통 위에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교육의 방향과 철학을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율곡연수원은 ‘서로 배우고 나누며 실천하는 우리’를 운영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창의성과 전문성 및 소통·협력 향상을 위한 미래지향적 연수’와 ‘참여지향 연수’, ‘현장지향 연수’를 추구하며 ▶미래혁신교육을 주도하는 연수 ▶배우고 나누는 전문성 향상 연수 ▶현장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연수 ▶배움이 일어나는 연수환경 조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에서 교직원 연수가 진행 중인 모습.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에서 교직원 연수가 진행 중인 모습.

# 변화된 연수 방식 실현

더 이상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던 연수는 의미가 없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나누며 미래지향적인 연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일방적인 강의만 듣는 방식이 아닌, 학교에서 생활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을 서로 나누며 강사의 얘기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서로 견해를 나누는 과정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율곡교육연수원은 연수자들이 서로 배우고 나누는 과정 속에서 교육의 올바른 관점 또는 방향을 형성하고, 아이들을 효율성 있게 가르치는 기능과 지식을 겸비할 수 있는 연수 방식을 운영 중이다.

먼저 교직원의 요구를 반영한 직무연수를 위해 학교공간 재구조화 직무연수 등 ‘현장맞춤형 직무연수’를 신설했으며 토의·토론과 수업 실연 등 ‘현장의 문제 해결 역량 개발을 위한 참여형 연수 기법’을 적용하고, 현장 중심 연수의 질 제고를 위해 연수 기획·운영·평가 등 연수 전반에 대한 전문위원과 자문위원의 사전협의회를 실시한다.

또 분임활동 중심 사전 학습 활성화로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강화하고, 과정별 연수 설문조사 및 성과 분석을 통해 ‘연수 방식에 대한 성찰 및 연수 운영 개선’, 자체 연수 강사 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우수 강사 확보·활용으로 연수의 질 제고’를 비롯해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 연수 및 워크숍 실시로 ‘연수 운영 능력 신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참여하는 연수’ 방식으로 연수 참가자들이 모둠 토론을 진행하며 직접 체험하고 스스로 기획하는 내용으로 진행하며, 율곡교육연수원 인근에 위치한 자운서원과 임진각 탐방 등 ‘문화적·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연수’도 도입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라이브 채널을 이용한 쌍방향 실시간 방식의 ‘알·쓸·신·잡(알면 쓸모주는 신개념 잡(Job) 행정실무 연수)’를 통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미래형 교육행정 역량을 제고하고, 올해 새롭게 개선된 ‘K에듀파인 시스템’ 중점 교육과 행정업무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도구 활용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온라인 연수’를 적극 시행 중이다.

율곡교육연수원은 교육공동체 스스로 연수 과제를 설정하고 연수 과정을 기획·운영하는 ‘공모연수’ 운영을 통해 교직원들의 관심 사안에 경기교육정책의 방향성을 풀어내고 있다. 

경기교육 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행정6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기교육 6급 행정역량 강화 과정’도 진행 중이다. 10년 이상 경험한 공무원 생활을 돌아보며 향후 어떤 교육행정을 펼칠지에 대해 설계하는 시기인 행정6급 이상의 직원들을 상대로 6개월 과정의 집중적인 연수를 통해 주체적인 행정가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동안 경기교육 구성원임에도 연수 등에서 소외돼 있던 교육공무직에 대해서도 연수 기회를 넓혀 교원 연수 및 행정직 연수에도 참여하도록 일부 연수의 대상을 확대해 직무 역량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율곡교육연수원은 올 한 해 ▶안전하고 쾌적한 연수환경 조성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으로 지역사회가 행복한 마을배움터 제공 ▶공감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성과 공유로 소통과 참여의 직장문화 확립 ▶친근한 열린 공간으로 발돋움 등을 중점적으로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 최창의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 인터뷰

"교육의 본질, 즉 교육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창의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은 교직원 연수 목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학입시에 매몰돼 끊임없는 경쟁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의 교육환경에서는 미래와 희망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교육 본연의 모습 또는 목표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바르게 알고,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며, 그 속에서 사람답게 참된 삶은 살아가는 태도와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교직원 연수는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단순 기능에 그치거나 유행을 쫓지 말고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경기교육이 혁신교육을 탄생시키는 등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그 기반을 바탕으로 보다 지속·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연수가 바로 그 지점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 안에서 혁신교육을 주도해 온 교직원들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앞선 내용으로 연수를 제공해 향후 동료들과 연수 내용을 나누고 실천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앞으로 율곡교육연수원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연수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지역주민을 비롯해 지역교육청과 학교 및 인근 군부대와 시민단체 등에 시설을 개방하고, 교사들이 원하는 강좌를 안내하거나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음악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며 "올해는 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해 보유 중인 수만 권의 장서를 지역주민들에게 빌려 주는 등 도서관도 개방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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