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께 인천공항 T2 면세점. 간간이 지나가는 상주직원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지난해 5월 황금연휴에는 매장 인력이 부족해 긴급 충원까지 했지만 이번 연휴에는 하루 평균 1개의 제품도 판매하기 어려웠습니다."

6일 오전 11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출국장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여객 발길이 끊긴 인천공항 면세업계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매년 5월에는 국내외 여객들이 몰려 쉴 수도 없었는데, 이번 연휴엔 면세점 소속 직원과 브랜드 파견 직원들 모두 남은 연차와 유급휴직을 돌아가며 쓸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급감과 이에 따른 인력 감축 등이 예상되면서 고용 불안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직원 B씨 역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으로 손님 없이 매장에서 대기하는 자체가 눈치가 보일 정도"라며 "그나마 시내면세점은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 등 외국인들의 대량으로 물품을 구입해 항공화물(에어카고)로 유통하고 있어 버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90% 이상 매출이 급감한 인천공항 면세업계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또다시 울상을 지었다. 특히 김포·제주공항에는 국내 여객이 몰려 희비가 엇갈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5월 황금연휴 기간(4월 29일∼5월 5일) 제주공항 이용객 수는 40만1천640명, 김포공항 29만8천121명, 김해공항 9만3천99명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총 3만1천800명으로 지난해 139만9천996명 대비 97.7% 감소했다. 이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4천543명 수준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면세업계 대부분의 매출은 시내면세점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 진정세를 보이더라도 해외 상황 등으로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어 인천공항 중소·소상공인 임대료 감면율 인상(기존 25%에서 50%), 중견·대기업 임대료 20% 감면 추가 등 약 1천420억 원을 추가 감면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또한 지상조업사 계류장사용료를 3개월 전액 면제(기존 20% 감면)하는 안건과 중소기업 토지사용료 감면율 인상(20%에서 50%), 중견·대기업 토지사용료 20% 감면 추가(약 15억 원 추가 감면) 등의 안건도 의결했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상업시설(면세점 등)과 지상조업 등 전반적인 지원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향후 배임 등 법적 문제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해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공항 면세점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