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 첫날인 6일 수도권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 지침을 무시한 채 다니면서 방역수칙에 구멍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45일간 시행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체계를 바꾸면서 아프면 3일에서 4일간 집에서 쉬기, 다른 사람과 두 팔 간격의 거리 두기, 손 씻기, 환기, 소독 등 5가지 수칙을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국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의 첫 단추가 잘 꿰어지지 않은 모양새다. 날씨가 더워진 탓인지 버스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그늘진 정류장 지붕 아래에 몰려 있었고, 시내버스와 지하철도 마찬가지여서 승하차 간격 등 거리 두기 예방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최근 수일간 국내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고 감염자 수가 감소 추세이긴 하나 아직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지만 벌써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행하는 시민보다 착용하지 않은 시민 찾기가 더 쉬웠다. 용기인지 아니면 될 대로 되라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좀 덥고 불편하더라도 쓰고 다녀야 한다. 지금까지 고생한 게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예방수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사실 확진자 수 감소와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지역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자연히 약화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선 철저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지만, 워낙 지역상권이 다 무너지다 보니 강제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병 대응은 사회적 거리 두기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거리 두기’보다 ‘거리 안 두기’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은 딜레마가 아닐 수 없으나, 아직은 코로나19의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아직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코로나19에 감염돤 것이 본인의 잘못일 리는 없다손 치더라도,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감염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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