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장기간 연기돼 온 등교개학이 정상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명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학부모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했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지역 클럽들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이날 정오까지 확인된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5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기도내 확진자만 해도 용인과 안양을 비롯해 수원과 고양 및 남양주 등 총 14명에 달하는 등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면서 당장 어린 자녀들을 등교시켜야 하는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등교개학 일정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계획에 따라 오는 13일 고3 학생들에 대한 등교개학을 가장 먼저 진행한 뒤 20일 고2와 중3을 비롯해 초1∼2학년 및 유치원생 등교개학에 이어 27일 고1·중2와 초3∼4학년 및 다음 달 1일 중1과 초5∼6학년 등교가 시작되기 때문에 자칫 어린 학생들의 감염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도내 맘카페 등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재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방문자의 접촉자는 누군지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에서 집단으로 모이는 학교에 어린 아이를 보낼 수 있겠나"와 "학교가 지역감염 전파의 매개체가 될 가능성도 있다" "최소한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들의 등교는 연기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이유 있는 등교개학 반대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청원인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형제자매가 다니는 중·고교는 물론, 학부모들의 직장 및 그 주변인까지 모두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는 등 학교 하나만 폐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총 3천2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아직은 규모로 봐서 등교 연기를 거론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밝힌 데 이어 교육부도 "방역당국이 실시 중인 역학조사에 대해 학교방역과 연계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하는 등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은 당장 개학연기 검토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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