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진 날씨와 함께 코로나19 대응지침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자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거나 걸치고 다니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11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거리에서 몇몇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더워진 날씨와 함께 코로나19 대응지침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자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거나 걸치고 다니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11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거리에서 몇몇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사회적 거리 두기의 완화와 연일 이어지는 더운 날씨 탓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45일간 진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종료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전환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는 두 팔 간격 거리 두기와 30초 손 씻기,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하기, 매일 2번 환기 및 주기적 소독 등이다.

하지만 낮 최고기온이 20℃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마스크를 벗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늘어나 집단감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낮 12시께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광장에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던 청년들 중 절반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일부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어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구월동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숨 쉬기가 힘들어 마스크를 빼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다"며 "이용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고 있지만 돌아서면 몰래 벗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길거리를 활보한 확진자로 인해 지역사회 2차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방역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평구 청천동 거주자 A(21)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피부과 병원, 댄스연습실, 코인노래방, 편의점 등을 방문한 동선이 지난 9일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더라도 방역지침을 준수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하대병원 김동현(소아청소년과)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도 있지만 일상과 경제활동을 마비시키는 거리 두기가 무작정 지속되는 것은 방역당국과 시민들 사이에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동시에 일상 속에서 방역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발생한 확진자들이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수칙만 제대로 준수했다면 2차 감염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다가도 실내에선 답답함에 다시 벗는 경우가 많은데, 마스크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착용이 더 중요하고 외출 후 손 씻기 등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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