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공탁의 필요성과 그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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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공탁의 필요성과 그 절차
박효용 인천지방법무사회 총무이사 /법무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5.13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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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용 인천지방법무사회 총무이사
박효용 인천지방법무사회 총무이사

법관은 범죄의 성립을 인정할 경우 법정형에 법률상의 가중·감경 및 작량감경을 하여 얻어진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형의 종류와 양을 정해 선고하는데 범행 후의 후회와 피해보상 또는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 등 범행 후 범인의 태도는 범행 후의 정황으로 양형판단의 자료가 된다(형법 제51조 참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는 있으나 그 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않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했을 때는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이러한 해제조건부 범죄로는 폭행, 과실치상, 협박, 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등이 있다. 

그래서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거나 감형받을 목적으로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만 피해자로부터 합의서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받아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합의가 결렬된 상태에서 가해자가 감형받기 위해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그것이 공탁이다. 법원 조직법에 따라 대법원에 설치된 양형위원회가 설정한 현행 양형 기준에 의하면 살인, 성범죄, 강도, 약취·유인·인신매매, 지식재산권 범죄, 교통범죄, 과실치사상범죄 등 7개 범죄군에는 ‘상당 금액 공탁’을 감경요소(일반양형인자)로 규정하고 있고, 이때 ‘상당 금액 공탁’이란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족이나 피해자와의 합의에 준할 정도의)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경우를 말한다. 

성범죄의 경우에는 ‘상당 금액 공탁’이 집행유예의 일반 참작 사유이기도 하다. 양형기준은 법관에게 구속력은 없지만,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어야 하므로(법원조직법 제81조의7) 합리적 사유 없이 양형 기준에 어긋나는 판결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상당 금액 공탁’이 양형기준에 감경 요소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가해자는 공탁제도를 이용해 볼 실익이 있는 것이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변제를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는 때에는 형사절차 중 양형에 참작받기 위해 피해자 주소지 관할 법원 공탁소에 공탁금 회수제한 신고와 함께 변제공탁을 할 수 있는데(민법 제487, 488조), 이를 ‘형사공탁’이라 하고 전자공탁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대리인이 공탁하려면 공탁서에 공탁 위임장을 첨부해야 하고, 피고인(가해자)으로부터 공탁서 작성, 제출, 취하뿐만 아니라 피공탁자의 주민등록초본 발급과 공탁금 납부에 대한 위임까지 받아야 할 경우도 있다. 수감된 피고인의 경우, 피고인의 무인이 찍혀 있고 "위 무인은 본인의 손도장임을 증명함"이라고 기재된 공탁 위임장을 구치소나 교도소의 교도관이 확인 후 서명 날인하는 무인 증명이 필요하고 이에 당해 기관의 수용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 한편, 공탁자는 공탁서에 피공탁자의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 등을 적기 위해 공탁 참고용으로 피해자 인적사항에 관한 열람복사를 신청해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위임장과 이것을 첨부해 공탁신청을 한다. 

보정권고를 받은 후 신분증을 지참해 주민센터로부터 피공탁자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인적사항을 보완, 제출하고 공탁관으로부터 납입계좌를 안내받으면 공탁금액과 우편료(공탁통지서 발송)를 합한 금액을 납입하고 공탁서를 돌려받거나 출력해서 담당재판부에 제출하면 된다. 2014년 12월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개정으로 수사기관이 조서 등을 작성함에 있어 보복범죄와 직결될 수 있는 범죄신고자 등의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게 됨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아내는 것이 힘들어져 공탁법 내지 공탁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법론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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