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로 가는 길,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지름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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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로 가는 길,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지름길일 수 있다
윤정혜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5.13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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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혜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윤정혜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은 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춘 공무원으로 국민과의 대인적 관계를 통해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사회복지 전문가이다. 국민의 복지 욕구가 확대되고, 복지정책이 증가하면서 방문 및 내방상담, 급여지급, 자원연계, 사례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려운 국민들의 손을 잡아주며 희망을 전해왔다. 그러나 공공영역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그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은 1987년 인천을 포함한 전국 대도시에서 49명 임용을 시작으로 2020년 현재 약 2만5천 명으로 확대됐으며 우리 인천시에도 약 1천200명의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재직하고 있다. 

국민의 복지수요 증가에 따라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확충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나, 그동안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당사자들이 제기해온 여러 문제들의 해결 없이 단순히 인원만 증원되는 것에는 고민의 여지가 있다. 사실 우리 사회는 2013년 4명의 사회복지 전담공무원들의 잇단 자살사고를 겪으면서야 이들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타 지역에서 2019년 발간한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정신건강증진사업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대상 767명 중 13.6%에 해당하는 104명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하고 있다. 또한 주요 어려움으로는 악성 민원과 신변 위협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승진 적체 및 균형을 잃은 업무과중 등 제대로 된 보상과 처우도 미흡한 실정이다.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은 공무원이면서 사회복지사이다. 즉 공공사회복지사이다. 이들을 고용한 국가는 공무원의 역할에 대해서만 관심이 크고, 사회복지전문가로서 전문성을 어떻게 유지시키고 더욱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인색하다. 

공무원 필수교육에서 사회복지 과목들이 전년도에 삭제됐고, 민간 영역 사회복지사들처럼 연간 8시간의 보수교육도 의무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전담 공무원들의 업무는 갈수록 전문적 실천 역량이 요구돼질 것으로 예견된다. 통합 사례관리뿐 아니라 동 복지허브화사업, 커뮤니티케어, 사회서비스원 등 공공성이 강조되고 책임이 부여되며 사회복지 전문성으로 준비돼야 하는 정책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서비스는 휴먼서비스로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휴먼서비스 영역에서는 전문가 배출과 함께 그 전문성을 지속시키기 위해 보수교육을 비롯해 재교육과 슈퍼비전을 실행한다.

로빈슨(Robinson)은 슈퍼비전을 "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이 그러한 준비가 덜 된 사람을 훈련시키는 책임을 갖는 교육적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슈퍼비전은 직원 개발을 위해 상급자가 하급자의 업무 전문성 증진을 위해 교육, 지지, 행정적 기능과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세대 선배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현장을 바라보는 마음은 후배들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애잔함이 공존한다. 지난해 인천의 팀장급 사회복지 전담공무원들과 슈퍼비전에 관한 인터뷰를 하며 보다 깊은 현실의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반면 열심히 소임을 다해온 경험들과 희망의 소중한 사례들도 발굴할 수 있었다. 

선배는 후배 공무원을 위해 조사 방문을 동행해 자세히 알려주고, 수많은 분야별 사회복지정책 지침서 숙지를 위해 주말 등 따로 시간을 내어 학습시키고 시험도 치르면서 공공사회 복지를 이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인 것인가? 그러나 더 이상 개개인의 열정과 헌신에만 기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공공영역에서도 슈퍼  비전 체계를 마련하는 등 조직 차원의 구조화, 제도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동행하는 동료가 있고 뒤를 지켜주는 든든한 조직과 믿어주는 국민들이 있을 때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힘을 얻을 것이다.

국민에 대한 복지 체감도를 향상시키는 방안에 대한 고민은 늘 있어왔다. 멀리서 찾지 말고 대민 복지업무 최일선에 있는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전문성과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지원 방안 마련을 제안한다. 결국 이러한 노력은 우리 시민들이 더 나은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는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인천시의 선제적 시도들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져 전국 단위로 확대 가능한 사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복지국가로 가는 지름길! 여러 해답 중 하나로 이제는 33년의 스토리를 지닌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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