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전하는 ‘스승의날’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실종된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주춤, 확진자 발생이 ‘0’을 보이다,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로 우려됐던 지역감염 확산이 최근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되면서 이번 15일 스승의날 행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스승의날은 교권 존중과 선생님 공경을 표현하기 위한 기념일이지만, 2016년부터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대규모 행사 대신 학교별로 교사들끼리 자축 행사를 진행하거나 학생자치회 주관의 소규모 행사 등의 기념행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제39회 스승의날은 그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 자체적인 자축 행사 외에는 어떠한 행사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13일로 예정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개학이 1주일 연기됐다. 나머지 학년 학생들의 등교도 1주일씩 자동적으로 순연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신학기 등교개학 연기가 이후 이번까지 다섯 번째다.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교육계까지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일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스승의날 폐지 요구’ 청원까지 진행되는 등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모두가 피하고 싶은 날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가 서로 감사의 표현을 주고받는 것이 오직 스승의날이기도 하다. 그나마 온라인 수업으로 교사와 제자들이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랜선을 통해 적지 않은 정을 나눴다고 생각한다. 현 세태의 아픔을 이겨낼 기쁨도 잠시 황금연휴 지역감염 우려가 결국 이태원 클럽에서 시발점이 돼 현실화되면서 날로 퇴색되는 스승의날은 이번 코로나19에 묻히는 불운을 맞게 됐다. 

다시금 온라인 수업으로 집에만 갇혀있는 지친 제자들에게도, 홀로 교실에서 쓸쓸한 스승의날을 맞는 선생님들에게도 존경과 격려의 박수가 필요한 때다. 옛말에 ‘스승은 임금, 아버지와 같다(군사부일체 君師父一體)’고 했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미래의 동량을 기르는 교육자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교사가 긍지와 보람을 갖고 제자를 가르칠 때 교육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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