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숙원인 ‘완전한 승강제’의 허리 역할을 할 세미프로 K3·K4리그가 13일 출범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16일 원년 시즌 개막을 앞둔 K3·K4리그 출범식을 열었다. 당초 2월 26일 출범식 뒤 3월 초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다.

K3·K4리그는 프로리그인 K리그1·2와 아마추어리그의 가교 역할을 할 세미프로리그다. 아마추어리그인 K5·K6·K7이 운영되고 있는 와중에 K3·K4리그 출범으로 7부까지 이어지는 디비전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다만, 당장 K리그2-K3리그, K4리그-K5리그 승강은 시행하지 않는다. K3·K4리그 출범은 ‘완전한 승강제’를 향한 인프라 구축을 끝냈다는 의미를 지닌다.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앞으로 프로와의 승강제가 이뤄지면 ‘한국의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디는 지역 아마추어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성공신화를 쓴 골잡이다.

K3리그는 라운드 로빈과 스플릿 방식을 혼용해 16개 팀당 22경기를 치르고 1∼4위 팀은 챔피언십 시리즈에 나선다. K4리그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13개 팀당 24경기를 진행한다. K3리그 하위 두 팀(15∼16위)은 자동 강등, K4리그 상위 두 팀(1∼2위)은 자동 승격된다. K3리그 14위 팀은 K4리그 플레이오프(3위-4위 단판 승부) 승자와 단판 승부로 승강을 결정짓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출범사에서 "프로 선수부터 축구 동호인까지 모두가 디비전 시스템 안에서 공존하며 발전의 원동력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에도 진정한 축구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어떤 팀이든, 어떤 선수든 어디로 갈지 명확한 지향점(K리그1)이 정해졌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더 진지해지고 경기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 모든 리그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큰 생태계를 만들어 한국 축구의 기량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축구 ‘산업’의 수준까지 몇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게 축구협회와 정 회장의 복안이다.

축구협회는 완전한 승강제를 위해 K3·K4리그 구단들의 법인화 작업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원년 시즌에 참가한 구단은 9월까지 법인화를 완료하도록 권고했으며, 신규 구단은 법인화를 완료한 뒤 참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단이 법률적인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법인화는 프로 구단으로서의 기본 요건이자 출발점이다.

정 회장은 "3·4부 구단 재정이 취약하고 법인화돼 있지 않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부와 3부 간 승강제에 대해)염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축구협회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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