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은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일을 말한다. 

그동안 수많은 선거를 치러왔지만 이번 총선에 유난히 많이 나온 단어가 있다. ‘전략공천’ 이란 단어다.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를 가진 국가에서 상대편 정당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강력한 정치인을 상대하거나 반드시 차지해야 할 지역구라고 판단했을 때 해당 지역구와 관련이 적은 편인 인사를 의도적으로 공천하거나, 반드시 당선시켜야 할 필요성이 큰 당내 인사를 당선이 유력한 지역구로 배치시켜 의석수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상대편 정당의 유력한 당선 후보와의 경쟁을 위해 다른 지역구 또는 새롭게 영입한 유력 인사를 해당 지역구에 공천하는 것을 전략공천이라고 한다.

보통 정당은 공천심사나 경선을 거쳐서 선거에 나갈 후보를 선출하지만, 전략공천은 당 지도부가 임의로 공천대상을 선정한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후보를 공천하거나 기존 공천자들을 배제하는 것이므로 해당지역 구민 및 당원들의 여론이 배제된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유능한 인재를 선출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략공천이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평택시을 선거구는 그동안 표밭을 다져온 예비후보들이 모두 강력 반발하며 당을 믿고 눈보라 속 겨울 한풍을 거스르며 이 지역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기 위해 불철주야 땀 흘려온 이들을 외면하고 왜 전략지역으로 결정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하고 전략공천이 철회되지 않으면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평택시을 선거구에서는 5명의 예비후보가 경선을 대비해 표심을 공략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민주당 예비후보로 김현정 전 전국사무금융 서비스노조위원장을 전략공천하는 통에 그동안 경선을 대비해 평택시민의 표심을 잡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5명의 예비후보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고 평택시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컸을 거라고 본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이 이번 전략공천과 딱 맞는 상황이 됐다. 

이번 전략공천의 최대 피해자는 지역 인재들이다. 지역과 무관한 인사들이 당내의 인적 네트워크가 좋거나 인지도가 앞선다는 이유만으로 전략공천 되고 있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은 물론, 이런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조차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가는 상황이다.

국민을 위한 일꾼을 뽑아 달라고 호소하면서 생면부지의 후보를 전략공천 하는 이런 행태까지 이해를 해야 하는 국민들은 호구란 말인가?

우연히 TV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국민의 수준을 정치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훌륭한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향후 행보를 기대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