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이 좌절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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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꿈이 좌절되지 않아야 한다
이충권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5.15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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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권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네 꿈이 뭐니?"라는 질문의 의도는 많은 경우 아동의 미래에 대한 욕구와 희망을 궁금해하기보다는 고소득 직업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동 자신도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이러한 ‘꿈’은 소위 명문대 진학과 좋은 직장, 직업을 얻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꿈’이라는 장래 희망이 어린 시절 추상적 개념에서 성장에 따라 구체적 개념으로 발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아동·청소년과 학부모는 삶을 어떠한 태도와 관점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보다는 무엇이 돼야 하는지에 주로 관심을 두고, 사회적으로 높은 소득과 지위가 보장되는 직업을 탐색하고 준비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과 진로에 깊숙이 관여하는데, 중산층 이상 가정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치밀하고 계획적인 교육 관여 행위를 보이는데 비해 저소득층 부모의 경우 말로는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도, 여러 이유로 인해 전반적인 보호와 양육 기능이 약한 경향을 보이고, 구체적인 교육 관여의 실천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이들에게 ‘잔소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자원은 자녀의 학업 및 사회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점차 심화하고 굳어짐에 따라 기회와 조건의 불평등 또한 더욱 심각해지는 현실이다. 결국, 저소득층 아동·청소년들은 가족, 학교와 지역사회 지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진로 탐색 준비 과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문제가 누적되고 장기화하면서 이후 청소년 후기와 청년기에 이르러 직업적 숙련 없이 구할 수 있는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전전하는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이 개인의 진로 결정의 중요한 변수이긴 하나, 그 수준은 개인의 지각과 심리적 변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진로 탐색 경험과 자원이 부족한 저소득층 아동·청소년들을 빈곤에 따른 부정적 영향의 피해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강점과 역량을 어떻게 발견하고 확대할 것인가에 주목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어린 나이부터 재단되고 좌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교나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기업, 비영리 단체, 복지관 등에서도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위해 관심 분야에 대한 멘토링, 진로 탐색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오고 있고 그 효과성 역시 여러 보고서와 논문을 통해 발표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단일 사업이거나 단기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중장기적인 성과를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대상 진로 탐색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을 마련함과 동시에, 학교의 공교육 시스템하에서 현재 담임교사와 진로상담교사가 전담하는 진로지도를 진로 상담, 대학정보, 워크넷 등을 통합하는 지역 교육청별 진로상담센터로 확장해 학교의 환경과 조건에 맞춰 서비스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유관 기관들의 연계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아이 하나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나이지리아의 속담처럼, 아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동과 가족뿐만 아니라 학교, 지역 사회 구성원 모두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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