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박문석(민·야탑1·2·3)의장은 ‘소통의 달인’으로 불린다. 밤낮 할 것 없이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게 그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민원인이든, 공무원이든, 상대방이 누구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의장은 시의회 최다선(5선)이다. 20여 년간 지역구 시의원으로 생활했으니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것에 도가 텄을 법도 하다. 하지만 대화의 기술이나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 경청(傾聽)을 넘어 겸청(兼聽)하는 그의 자세다. 경청이 당사자와의 신뢰를 형성하는 부분이라면, 겸청은 이를 넘어 상반된 의견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점에서 다르다. 문제 해결에 있어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박 의장의 리더십이라 하겠다. 

 이런 그의 소통으로 전반기 의회에서 만난 시민은 2천여 명에 이른다. 여기에 22차례의 간담회와 127건의 민원 청취(해결)는 시민의 대변인 역할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회 문턱을 낮추고 대화와 소통으로 매일 같이 ‘의회 상담방’을 운영하는 박 의장을 만나 견해를 들어봤다.

다음은 박 의장과의 일문일답.

 -소통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소통 방법이 따로 있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소통과 신뢰 말고 다른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만남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자주 만나고 듣는 것’이 그동안 해 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다. 1998년 당시 민주당으로서는 험지라고 불린 분당구에서 소선거구제 무공천으로 시의회에 첫발을 들인 이후 5선 의원으로서, 그리고 지금 의장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도 발로 뛰며 신뢰를 바탕으로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결과라고 본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을 만나고, 고민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장을 중시하는 의정에 역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 현장에서 바라본 의정은.

 ▶의회는 집행기관이 아니기에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들을 직접 해 나갈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반기 의정 방침에 의원들의 전문성을 강조해 ‘전문성에 기반한 정책의회’를 세웠다. 

 현장 중심의 위원회 활동을 강화하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찾아가는 민원 간담회를 열어 많은 주민들을 만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왔다. 이는 의회가 단순히 집행부를 감시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정책의 제언자로서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 현안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립하는 의견을 조정하는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의회와 의원의 역할 중점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서 더 적극적인 ‘정책의 제안자’나 ‘갈등의 조정자’로 옮겨 가야 할 때라고 본다.

-그동안의 성과가 있다면.

 ▶제8대 전반기 시의회의 의정목표를 ‘섬김’, ‘사랑’, ‘일꾼’, ‘함께 간다’는 의미를 담아 ‘시민을 업고 가는 성남시의회’로 내걸었다. 대화와 소통,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회의 다짐이자 저의 다짐이었다. 그래서 소규모 모임이든, 간담회든, 정책토론회든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을 많이, 자주 만나는 데 중점을 두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기존 상임위원회 활동에 더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정연구단체 활동도 활발히 추진했다. 조례정비특별위원회를 구성, 10여 년 이상 방치돼 현실과 맞지 않는 유명무실한 조례와 상위법에 저촉되는 조례들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 93건을 개정하고 5건을 폐지했다. 또 민간위탁사업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조례 개정 요구 2건 등 총 27건의 지적사항을 도출함으로써 예산집행의 공공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시민, 집행부 공무원, 시의회가 한자리에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정책 간담회 등을 수시로 개최하고, 찾아가는 민생현장 간담회를 개최해 127건의 민원사항을 청취했다. 이를 사안별로 관리해 조치 결과를 시민들에게 보고함으로써 소통활동을 강화하고 대의기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평하고 싶다. 

 지난해에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러 항일유적지를 찾아 선열들의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지방의원으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에도 힘을 기울여 왔던 것들이 이전과 비교해 다른 성과라고 본다.

-8대 전반기 의회에서도 주요 현안을 두고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며 갈등이 많았다. 최다선 의원의 시각은.

 ▶의원들은 시민의 대변자다. 이 본연의 역할만 제대로 한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 물론 개별 정책이나 안건에 대해 당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시의원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고 ‘시민의 대변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행부와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집행부 역시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무조건적인 견제와 비판이 능사는 아니다. 당을 떠나 시민의 입장에서 잘한 것은 격려하고 지원하는 게 맞다. 못하는 것은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

 -전반기 의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추진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우리 의회는 솔선해 올해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그에 따른 예산 2억9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동참하기 위해서다. 최근 임시회에서는 1천839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극복 추경예산을 의결했다. 

 특히 재난연대안전자금 지급 대상을 94만여 명 전 시민으로 확대해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도록 수정 의결하고, 하수도 사용요금 감면 범위를 30%에서 50% 이내로 확대하기 위한 관련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또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과 만 7세부터 12세까지 아동양육 긴급돌봄지원금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예산을 신속하게 의결했다. 

 시의회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집행부와 힘을 모아 지원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께 한마디.

 ▶이 시간에도 보건소 등에서 코로나19 방역과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직자 여러분과 현장의 모든 의료진들, 그리고 안전수칙을 지키며 차분히 대처해 주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동안 코로나19를 슬기롭게 대처해 이제는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정책이 완화됐다. 하지만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종식될 때까지 자칫 방심하면 언제든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우려가 있고, 지역 소상공인과 저임금 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신뢰하며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길 바란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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