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포천 전두환 공덕비 철거 촉구

포천지역에서 18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두환 공덕비’ 철거 촉구 기자회견과 퍼포먼스가 열렸다.

포천지역 진보단체 및 정당, 5·18 민중항쟁 경기기념행사위원회 회원 등 1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께 포천시 국도 43호선 축석고개 입구에 위치한 호국로 기념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수년간 전두환 공덕비 철거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공직자들은 반대 민원이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귀를 닫은 채 이전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포천시와 시의회는 당장 예산을 편성하고 철거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공덕비는 단순한 바윗덩어리가 아닌 군사독재 잔존 세력의 상징과 같다"며 "비석 철거 촉구운동은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방해하는 세력에 대한 규탄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하얀색 천으로 비석을 가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얼굴과 ‘용서받지 못한 자의 공덕비’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게첩했다. 이 비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로 ‘호국로(護國路)’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다. 비석 하단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의 현판이 부착돼 있어 ‘전두환 공덕비’로 불리기도 했는데 현재 현판은 제거된 상태다.

원래 축석초교 입구에 있던 이 기념비는 43번 국도 확장 과정에서 이곳으로 옮겨진 후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매년 5월 18일 철거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등 철거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시는 2018년 비석에 있는 찬양 문구를 삭제하고 이전을 추진했지만 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의견 대립으로 무산됐다.

포천=박덕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