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전통시장 내 철저한 방역으로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구매탄시장의 한 정육점을 찾은 손님. <수원시 제공>

18일 오후 1시께 수원시 구매탄시장은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임에도 정육점과 과일가게는 물론 시장 골목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젊은 손님도 많았다. 이곳 전통시장에 생기가 넘치는 것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에 철저히 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매탄시장상인회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던 2월 중순부터 자체적으로 시장 곳곳에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상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방역활동에 나섰다. 조를 짜서 분무기를 들고 일주일에 3차례(월·수·금) 상가 곳곳을 소독했다.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한 3월 중순부터는 일주일에 2차례(화·목) 방역·소독 작업 중이다. 또 상인들에게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일하도록 당부하고, 모든 상가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특히 상인들이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손님에게 웃돈을 요구하거나 부가가치세를 전가하는 일이 없도록 의식 개선 교육도 병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구매탄시장은 수원시·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한 4월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구매탄시장에서 37년째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장길희 씨는 "우리나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부터 손님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꼭 쓰고 일했다"며 "주변 상인들에게도 마스크를 쓰고 손님을 맞으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수원지역 전통시장 22곳이 상인회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철저한 방역·소독 및 지역화폐 투명 관리 등 정책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골목경제를 살리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시와 수원시소상공인연합회, 수원시상인연합회 등 3개 기관은 이달 1일 시청 상황실에서 ‘수원시 골목상권·전통시장을 살리는 10+10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른바 ‘텐 플러스 텐(10+10)’ 협약은 수원페이 인센티브 지급(7월까지 10%), 소상공인·전통시장 우대가맹점 자체 할인(최대 10%)으로 소비를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수원시상인연합회는 ▶지역화폐 사용자에게 부당한 추가 결제 유도 금지 ▶지역화폐·신용카드 사용자가 편히 사용하는 분위기 조성 ▶지역화폐 사용 거부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법적 책임 부담 등을 약속했다.

시 관계자는 "상인들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한 시기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역·소독 작업을 이어 나간 게 감염병 예방을 위해 탁 트인 공간을 선호하는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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