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박상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의 한국, 가족·가정 해체에 따른 결손 가정이 늘어나면서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황혼이혼도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결혼 건수는 23만9천200건, 이혼은 11만800건으로, 결혼하는 3쌍의 부부 중 약 1쌍이 이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해가 갈수록 이혼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는데, 과거에는 혼인 지속 기간이 길수록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최근에는 ‘황혼이혼’이 늘면서 20년 이상 혼인을 지속하고도 이혼하는 경우가 전체 이혼의 34.7%(3만8천400건)에 이르렀다. 30년 이상 함께하고도 이혼하는 경우 역시 전체 이혼의 13.5%, 건수로는 1만5천 건에 달할 정도로, 그 비율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혼 사유를 보면 성격차이 4만8천560(45%)건, 경제문제 1만928건(10.2%), 가족 간 불화 7천927건(7.4%), 배우자의 부정 7천564건(7%), 정신적·육체적 학대 3천812건(3.6%), 기타 2만8천537건(26.6%) 순이었다. 

4년 전에 종영된 16부작 드라마인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나문희(문정아 역)와 신구(김석균 역)도 결국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의 실상은 어떠한가.

드라마에서 아내의 큰 빈자리를 참지 못한 신구는 나문희를 찾아가지만 나문희는 그런 신구에게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이제는 그저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는 대답을 한다. 이에 신구도 그의 자식들도 나문희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처럼 이미 오랫동안 지속돼 온 결혼생활을 끝내려 하는 당사자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년의 나이는 더 이상 삶의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과거 20~30%에 불과했던 전업주부의 재산분할 비율이 현재 50%까지 높아지면서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개 이혼을 하면 기여도를 따져서 재산을 나눈다. 민법은 배우자의 재산분할 청구권을 인정한다.

따라서 황혼이혼은 다른 이혼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드라마처럼 협의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부간 갈등의 골이 깊은 경우에는 재판상 이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판상 이혼 같은 경우는 위자료나 재산분할과 같은 여러 쟁점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변호사를 통해 철저히 대비하기도 한다. 일방 배우자의 부정행위나 오랜 기간의 폭력, 억압, 직계존속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을 받은 경우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의 경우,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이 부부 일방의 명의로 돼 있더라도 재산형성에 기여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공유재산임을 주장해 분할을 청구할 수도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진정으로 행복한 노년을 꿈꾸길 희망한다면 이제부터라도 황혼이혼이 아닌 배우자와의 신속한 대화를 통해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야말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스마트한 재테크임과 동시에 황혼이혼을 예방하는 길이다.

내일 21일이 부부의날이다. 부부의날을 통해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부부의날은 원래 그 의미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는 황혼이혼을 막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부의날을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 한국의 가정문화를 부모 중심이나 자녀 중심이 아니라 건강한 부부의 사랑을 중심으로 부모와 자녀를 더욱 깊이 사랑해 가는 방법으로 변화시켜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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