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목욕탕-엄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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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목욕탕-엄마의 선물
김진형 동국대 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5.20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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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 인구 중 절반이 여성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가정을 이뤄 엄마가 된다. 따라서 엄마라는 이름의 다양한 여성들을 하나의 성향으로 묶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엄마라는 단어에는 언제나 따뜻함이 묻어 있다. 지치고 힘들어 위로받고 싶을 때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엄마다. 좋은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사람도 다름아닌 엄마다. 가족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엄마는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다. 

 영화 ‘행복 목욕탕’은 엄마에 대한 보편적인 감정을 일본 특유의 감수성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017년 제40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특별한 가족관계를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사라진 남편 때문에 가족이 운영하던 목욕탕은 1년째 휴업 중이다. 딸 아즈미를 키우며 꿋꿋이 살아가던 엄마 후타바는 건강검진 결과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시한부 선고에도 엄마는 오래 슬퍼할 수 없었다.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홀로 남겨질 딸아이를 지켜야 했다. 사춘기 딸 아즈미는 왕따 피해자였다. 등교를 거부하는 아즈미의 고집에도 엄마는 딸을 학교에 보냈다. 피하고 도망치기보다는 당당히 맞설 것을 가르쳤다. 

 그리고 집 나간 남편도 찾아낸다. 뜻밖에도 남편은 자신의 딸이라며 어린 아유코와 함께 들어온다. 

 새롭게 정비된 가족과 함께 목욕탕 운영을 재개하고, 가족은 오랜만에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다. 하지만 엄마는 딸에게 해야 할 말이 있었다. 엄마의 제안으로 떠난 바닷가 여행. 후타바는 그곳에서 자신의 건강문제만이 아닌 또 다른 가족의 비밀도 털어놓는다.

 영화 ‘행복 목욕탕’은 자신이 떠난 뒤 남겨질 가족의 미래를 준비하는 엄마와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비밀을 간직한 가족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저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형성해 끈끈한 정을 나누며 성장하는 모습이 따뜻한 영상미에 담겨 있다. 

 특히 한데 둘러앉아 샤부샤부를 먹는 모습이나, 따뜻한 수증기로 가득한 온탕에 몸을 담근 가족의 모습에서 훈훈한 정이 느껴진다.

 오래된 목욕탕의 은근한 아궁이처럼 엄마 후타바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을 향한 헌신과 사랑, 책임을 보여 줬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가족은 눈물 대신 웃음으로 엄마를 보내 준다. 엄마의 선물과도 같은 목욕탕은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쉼터로 오래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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