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민의 절반가량이 불안·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에 달했다. ‘매우 심하게’ 느낀다는 응답은 1.8%였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불안·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10대는 40.0%가 불안·우울하다고 응답한 가운데 30대 46.5%, 50대 52.2%로 상승했다.
직업별로는 전업주부가 59.9%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54.3%), 계약직 근로자(53.4%), 중고생(46.8%), 무직자(46.7%)가 뒤를 이었다.
특히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대구시민의 불안·우울감은 전국 평균보다 약 20%p 높은 65.3%로 나타났다. 부산 55.4%, 대전 54.5%였으며 경기도는 47.6%로 평균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20.2%는 코로나19로 수면장애를 경험한다고 답했으며, 대구시민은 30.6%에 달했다.
과거 재난과 같은 사례와 비교하면 코로나19가 안겨 준 스트레스는 메르스의 1.5배, 경주·포항 지진의 1.4배, 중증질환의 1.3배, 세월호 참사의 1.1배 등에 비해서도 높았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5점 척도 기준 4.1점으로 메르스(2.8점), 경주·포항 지진(2.8점)보다 훨씬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49.6%)가량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30대(53.8%)에서 가장 높았다.
이은환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경제위기 못지않게 국민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 트라우마 확산,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도민 힐링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계층·대상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3%p이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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