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과 함께 현장에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교육부는 20일 등교개학 여부를 놓고 끊임없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대학입시 준비 등 교육 현실을 고려해 계획대로 등교수업을 실시했다. 수차례 등교개학 연기 끝에 감염사태가 완전히 진정되기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여론과 학사일정 등을 고려한 등교이기는 하나, 최근 이태원 클럽의 경우를 보더라도 집단감염 재발 우려는 쉬이 떨쳐내기가 어렵다. 

더 큰 우려는 코인노래방 등 10대 학생들이 자주 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어 학생 통제에 대한 어려움도 여전하다는 데 있다. 학교 내에서 생활방역 수칙을 지도하더라도 학생들의 일상 생활까지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3 등교 개학 첫날 인천에서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 음압병실로 긴급 이송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등교수업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교별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모든 학생이 등교하는 6월 초부터는 교육당국의 방역 가이드라인 준수에 어려움이 예상돼 교직원들 사이에 불안감도 여전하다. 물론 각급 학교들은 등교에 따른 감염예방 대책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학생 수가 1천 명이 넘는 신도시 과밀학교는 교실 내 거리 두기를 위한 분반수업 준비 등 자구책 마련에 어려움이 크다. 또 과밀학교가 아니더라도 화장실 등 공간이 협소한 시설은 학생들이  거리 두기 수칙을 준수하며 이용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학교는 코로나19 확산에 매우 적합한 장소다. 학생들의 활동을 일일이 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며, 집단 활동이 잦아 학생들 간 접촉이 빈번해 단 한 명의 확진자가 섞여 있어도 학교 전체가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 아직 추적이 안 되는 의심 환자들이 많은 이 상황에서 등교 개학을 강행하다가 또 재감염자가 나오면 학생과 학부모가 받는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크고 작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등교수업은 시작됐다. 교육당국은 학교를 통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철저히 대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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