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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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외
  • 우제성 기자
  • 승인 2020.05.21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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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거의없다 / 왼쪽주머니 / 1만5천 원

세계 최초의 망한 영화 리뷰 채널 ‘영화걸작선’의 주인장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거의없다’. 망한 영화 걸작선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그가 이번에는 웬일로 이제껏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인생 영화 걸작선과 영화에 얽힌 그의 삶을 책으로 녹여냈다. 

 신간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은 영화 유튜버가 되는 방법이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담겨 있지 않다. 좋은 영화를 엄선하고 감상하는 방법 또한 없다. 이 책은 기존의 영화를 감상하던 우리의 시선을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안내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생각의 폭을 스크린 밖으로 조금씩 넓혀 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너무 깊이 들어가지도, 범우주적으로 확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흥미로운 곳까지만 들어가서 가장 재미있는 곳까지만 확장시킨다.

 ‘영화는 어떻게 우리를 위로하는가’, ‘영화로 시대를 살아보기’, ‘인간의 결핍 그리고 행복’, ‘장르 영화의 근본부터 수많은 클리셰까지’, ‘영화, 그리고 사랑’, ‘영화로 떠나는 여행’, ‘삶의 가치와 행복’, ‘유튜버를 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등의 주제가 담긴 영화가 독자의 눈앞에서 펼쳐진다. 

 화끈한 표현을 통해 가벼운 B급 감성이 거리낌 없이 줄줄 흘러나오지만 저렴한 언어로 포장했을 뿐 전혀 가볍지 않다. 여과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언어, 걸쭉한 입담, 적당히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늘 그렇듯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이야기. 모두까기 인형인 그의 글도 똑같다. 그리고 완전히 다르다. 의외로 감성적이고, 의외로 따뜻하고, 의외의 감동이 넘쳐흐른다. 

 생의 가장 끔찍한 시간에 함께 한 것들이 가장 괜찮은 시간을 만들어 내는 재료가 돼 줬다는 이야기나, 그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당장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마음을 읽다 보면 가슴 한쪽이 근질근질해진다. 

 절정은 책의 마지막 챕터 ‘내 첫 번째 책의 마지막 장’에서 터진다. 이제껏 가장 많은 질문 "당신은 어떻게 영화 유튜버로 성공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시는 게 부럽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 힘든데, 저에게도 좋은 날이 올까요"를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통해 대답한다. 

 이 책은 독자를 쉴 새 없이 웃게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공감과 질문을 끊임없이 공유한다. 그리고 저자의 바람대로 행복해지고 즐거워진다. 

그들만의 채용 리그
로런 A. 리베라 / 지식의 날개 / 1만9천 원

신입사원에게 억대 연봉을 주는 세 종류의 회사가 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세계적 투자은행, 맥킨지와 같은 일류 컨설팅 회사, 김앤장과 같은 대형 로펌이 그곳이다. 

졸업증명서 외에는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사회 초년생에게 입사 첫해부터 거액의 연봉을 건네는 이들 회사는 당연히 많은 구직자에게 선망의 대상이나, 대부분의 구직자에게는 엄두도 못 낼 만큼 문턱이 높은 직장이기도 하다. 입사와 동시에 상류층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그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들어가는 것일까?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공개적이면서도 폐쇄적인 그들의 채용 현장을 낱낱이 파헤친다. 채용 담당자 120명과의 심층 인터뷰, 캠퍼스 채용설명회 및 취업박람회 관찰, 그리고 이들 중 한 곳의 인사팀에서 9개월간 인턴으로 일하며 그들이 무엇을 근거로 역량을 정의하고 인재를 선별하는지 밝혀낸다. 

특히 명문대 출신이라는 자격은 어느 정도의 효력을 발휘하는지, 명문대 출신 중에서도 어떤 부류가 합격하고 탈락하는지, 고용평등에 대한 법률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이들의 차별적 관행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 상세하고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로 태어난 여자는 없다
송주연 / 스몰빅에듀 / 1만5천 원

"‘엄마’라는 단어 속에 내 자신을 가두지 말라!"

엄마가 된 순간, 여자는 자신을 ‘상실’한다.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가졌는지는 ‘엄마’란 단어 앞에서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은 자신을 잃은 채 ‘엄마’로만 살기를 강요받았던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분투기를 담았다. 이는 결코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엄마’라는 축복이자 굴레가 된 단어에 압도돼 자신의 삶을 잃어버렸거나 나답게 살지 못한다고 느끼는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다. 

끊임없이 분투하던 저자는 결국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남편과 시어머니의 마음을 열었고, 엄마로서의 삶과 꿈을 가진 여자로서의 삶 모두를 지켜냈다. 

이 책은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았으나 엄마처럼 살고 있는 여자들, ‘이기적인 여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자들, 요즘 세상에 성차별이 어디 있느냐고 생각하는 남자들, 그 모두를 위한 책이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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