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갑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당선인이 금배지를 달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당선인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에게 밀려 3위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제21대 총선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단수공천을 받았지만 재심을 거쳐 경선을 치르기도 했다. 

어렵사리 본선에 올라 20대 총선 때 맞붙었던 미래통합당 정유섭 후보와 재대결을 펼치게 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 당선인이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후 4년간 민주당 인천시당 부평갑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기반을 다져온 끝에 56.68%의 득표율로 당당히 국회에 첫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주민들이 보내 주신 응원과 지지를 잊지 않겠다는 이 당선인에게서 부평구의 미래비전에 대한 포부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이번 총선의 결과는 코로나19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대처 능력에 대한 국민의 평가라고 생각한다. 국제적 위기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정부라는 판단으로 힘을 실어준 것 같다. 또한 각 당을 떠나서 구민들이 새로운 인물과 부평의 새로운 비전을 기대했던 것 같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던 홍미영 전 구청장이나 다른 현역 의원들보다 상대적으로 정치신인이라 할 수 있는 저에게 많은 기대감을 가졌고, 그만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라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어려울 때 기댈 수 있고 지역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부평지역에서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현안은.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곳은 인천의 지하상가 조례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다. 지금도 조례 개정을 통해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는 상인분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시위를 하고 있다. 지하상가의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인들의 기득권 유지 차원을 넘어서 시설의 존폐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부평뿐 아니라 지하상가 전체의 문제라 생각하고, 지하상가가 어떻게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는 미군기지 이전 문제다. 2002년부터 이전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고 수차례 미뤄졌다. 지난해 말 일부 개방하기로 합의도 봤으나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다시 지연되고 있다. 올해는 일부라도 개방을 해서 시민들이 반환을 체감해야 한다고 본다. 

일신동 제3보급단 이전 지역을 개발해 지역 발전을 할 계획도 있다. 그 동네에 17사단 등 다양한 군부대들이 자리잡으면서 소음과 교통 등의 문제로 발전 및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군부대 입장에서는 인근 아파트와 인접해 있어 보안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국방부를 설득해 헬기부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는 주민편의시설 및 학교를 신설해 주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을 하고 있다. 

-부평미군기지 캠프 마켓과 군용철로의 활용법으로 문화공원 조성을 제시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미군기지 인근의 군용철로는 과거 일본의 무기공장인 조병창과 함께 만들어진 것이다. 제3보급단에서 철로가 출발해 미군기지를 관통해 나가고 부평역까지 닿게 된다. 철로를 넘어가는 과정에서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곧 부평이 성장해 가는 역사를 보여 준다. 그 일대를 테마관광지로 삼는 것이 공약이었다. 

부평이 음악 전파 도시였던 만큼 예술학교나 음악자료원을 유치하다 보면 이 지역이 문화의 집산지가 될 것이다. 부평미군기지가 2023년까지 반환되면 문화공원 조성사업도 본격화될 것이다.

-GTX-B노선 개설로 부평이 교통요지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부평에는 경인전철과 7호선 연장선이 있고, 공항철도와 이어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이 있다. 교통의 분산이 잘 이뤄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교통 여건을 이용해서 생산성 있는 지역이 될지, 서울 등 인근 대도시에 종속될지가 중요하다. 부평은 과거 제조업과 유통의 중심지 성격을 가지고 수도권의 일부 기능을 담당했었지만, 최근에는 서울로 출퇴근이 편한 도시로 변질되면서 존재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부평을 단순히 주택단지가 아닌 업무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경인전철을 백운역부터 송내역까지 부분 지하화하는 공약을 세웠다. 

다른 후보들은 인천역부터 구로역까지 전 구역을 지하화하는 공약을 많이 내세웠지만, 사업성 문제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부평은 규모도 크고 부동산값도 비싸기 때문에 개발이익이 충분하다. 민자개발을 유도해서 부분지하화를 이루면 그 상층부 지역은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할 수 있다. 

GTX-B노선이 개통되면 부평에서 여의도까지 최대 30분 안에 갈 수 있다. 부평에 경제적 기반을 다진 후 이런 교통 여건을 활용하면 서울 강남권에 집중된 상업·금융업무 기능을 수도권 서부지역인 부평에 분산 재배치해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구민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이뤄질 것이라 본다. 

-20대 국회의원의 공약이행률이 저조한 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임기 내 공약들을 실현할 자신이 있는가.

▶공약을 모두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비전을 만들어서 다음 사람이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천 송도가 처음 땅을 매립하던 시절의 사례를 생각해 보면 된다. 최규선 시장 시절, 송도에 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논의가 한창일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당시 계획 중 실리콘밸리나 바이오단지 유치는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때 당시의 비전이 계승되면서 국내 신도시 중 가장 성공한 사례가 됐다. 아쉬운 점은 있겠지만 생산거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신도시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임기 내 공약을 실현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비전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이 자신들만의 리그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구민들과 소통되지 않아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최대한 그런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 자주 소통하고, 구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정책을 평가받기 위해 노력하겠다. 비전은 나 혼자 만들어서 주민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간다는 책임의식을 갖겠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를 상대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지 보너스를 받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열심히 뛰고 국민들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함께 노력하겠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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