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모 코인노래방의 문이 닫혀 있다. /사진=김종국 기자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모 코인노래방의 문이 닫혀 있다. /사진=김종국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코인노래방과 PC방을 통한 대규모 감염 사태는 감기와 구별되지 않는 코로나19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시민 누구나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 모 학원의 20대 강사에게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은 있었지만 선별진료소를 찾거나 보건당국에 문의하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신규로 양성 판정을 받은 A(19·학익2동)군은 미추홀구에 있는 T코인노래방을 지난 6일 다녀온 뒤 12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있었지만 동네 의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 먹었을 뿐이다. 이후 증상이 계속됨에도 지역 카페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PC방과 카페 등도 다녔고, 일주일 뒤인 19일 오후에야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A군의 남동생과 어머니도 2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코인노래방을 다녀온 B(19·용현2동)군도 유사하다. 9일 오한과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났지만 선별진료소를 찾지 않고 사흘간 집에 머문 뒤 14일 동네 의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았다. 이후에도 음식점과 버스, 노래방, PC방, 카페 등을 돌아다녔다. B군은 19일 오후에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했으며, 이후 음식점 한 곳을 더 들리기도 했다.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C(24·용현5동)씨도 마찬가지다. 6일 동일한 노래방을 다녀온 그는 9일 기침·가래·인후통 등이 있었지만 보건소를 찾지 않고 집에 있다가 12일 동네 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고 13∼17일 인천과 서울에 있는 지하철·커피숍·음식점 등지를 시간대별로 이동하기도 했다.

코인노래방과 한 건물에 있는 PC방을 방문해 감염된 D(18·용현5동)군도 10일 증상이 나타났지만 12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동네 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고 18일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기 전까지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6일 같은 노래방을 방문해 19일 확진 받은 E(50·용현5동)씨도 11일 기침과 오한 증상이 있었지만 13일과 17일 의원급 병원에 다니며 약을 먹고 택시 운행을 하는 등 코로나19에 대한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발병한 확진자 대부분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했으며, 이들이 찾은 의료기관에서도 선별진료소 안내를 하지 않아 추가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조용한 전파자, 잠복 전파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의심하고 증상 발현 즉시 방역당국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현재 20대 학원강사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30명, 지역 누적 확진자는 140명이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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