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은 꼭 현실이 된다. 지난 20일 있었던 등교대란 얘기다. 오랜만에 등교한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반가움을 표현하기도 전에 쫓기듯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코로나19를 대하는 교육부의 이해 안 되는 현실인식은 교육현장 혼란만 부추긴 꼴이 됐다. 20일 전국적으로 진행된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은 인천에서 만큼은 때 이른 결정이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태원 방문 학원강사와 관련한 추가 확진자는 이날까지 인천지역 전체 140명의 확진자 중 30명이나 될 정도로 급증하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등교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었다. 인천시교육청도 이를 반영해 정부에 등교연기를 요청하려고 했으나 예외는 없다는 교육부의 강경 방침에 등교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이날 오전 고3 학생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미추홀구 3개 학교의 등교가 금지됐다. 또 확진 학생 동선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자 수업이 진행 중인 오전 10시30분께가 돼서야 미추홀구를 포함한 5개구 66개 학교의 수업중단 조치를 내렸다. 영문도 모른 학생들은 교사들의 등에 떠밀려 집으로 향해야 했다. 이 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 됐던 일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학생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상식이 있는 교육자라면 당연히 등교를 연기하고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후에야 등교를 결정해야 했다. 이는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 현장이 또 다른 대규모 감염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교당국이 아무리 거리두기를 홍보하고 방역을 한다고 하더라도 밀접 접촉은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만에 하나 학생들 사이에 무증상 감염자가 섞여 있다면 학생들 간 빠른 전파는 피할 수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등교 강행은 21일 치러지는 수능모의고사인 전국학력평가를 위해 불가피하게 학생들의 등교를 강행한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유야 어찌 됐든 당사자인 학생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학력평가는 이미 정해져 있던 일이라 문제가 있다면 온라인 시험 등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고,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책도 없이 등교를 꼭 강행했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아이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참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20일은 교육당국을 질타하기 앞서 등교강행을 저지하지 못한 어른들이 창피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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