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은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촛불혁명을 제도로 완성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은 지금이 제일 좋다"면서 "여야가 모여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권력구조 방향에 대해선 내각제를 주장했다. 그는 "다시는 비선 실세가 국정농단을 하지 못하도록 제왕적 대통령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각제로 가야 한다"면서 "다만 국회에 대한 불신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책임총리제를 중간 단계로 거치자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21대 국회에서는 통합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늘어난다"면서 "그러면 개혁 동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는 과감하게 통합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선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문 의장은 "그 판단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며 "문 대통령의 성격을 아는데 민정수석 때 했던 태도를 보면 아마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197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던 순간을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를 정치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순간으로 각각 꼽았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아들 석균 씨가 지난 총선 때 공천 세습 논란에 휘말렸을 때를 꼽았다. 문 의장은 "내가 아들 출세시키려고 지위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경이었다"며 "과거 내가 공천 컷오프됐을 때도 그 정도 모멸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은퇴 후 의정부로 돌아가 어머님께서 가꾸시던 것과 비슷한 텃밭을 일구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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