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부 학교가 온라인으로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 21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공무원이 시험지를 온라인 게재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지역 일부 학교가 온라인으로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 21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공무원이 시험지를 온라인 게재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올해 등교 개학 후 처음으로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시험을 본 지역이 됐다. 성적 반영이 되지 않아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2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시행된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인천은 총 125개 고교 중 특성화고를 뺀 86개 고교가 응시했다. 여기서 오프라인 시험을 실시한 5개 군·구(부평구·계양구·서구·강화군·옹진군) 41개 고교는 등교 첫날이었던 지난 20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책상 간격을 넓히고, 교사들은 비닐장갑을 낀 채 시험지를 배부하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시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머지 5개 구(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중구·동구) 45개 고교(1만1천500여 명)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온라인 시험을 치러야 했다. 이 학교들은 등교 첫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2명의 동선을 고려해 등교가 중단됐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시험지와 듣기평가 음성파일을 각각 내려받아 시험문제를 풀었고, 문제지와 정답·해설을 받는 시간은 달리해 학생들이 시험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또 온라인 시험 공지가 20일 오후 6시를 넘어 발표된 탓에 미처 프린트기를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은 시험지를 출력하지 못하고 모니터 화면으로 문제를 푸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번 학력평가는 다음 달 5일부터 등급과 표준점수가 반영된 성적표가 제공되지만, 온라인으로 응시한 학생들은 채점이 되지 않아 자신의 전국단위 성적을 알 수 없다.
 

인천시 부평구 부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부평구 부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문제는 이들 45개 고교 3학년 학생들은 5월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력평가에 이어 이번에도 온라인 시험을 치르며 성적에 반영되지 않아 제대로 된 자신의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번 학력평가는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였다.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수시와 정시 중 어느 쪽에 집중할 것인지 등 대입 전략의 기준이 될 수 있었던 시험인 만큼 학생들은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아쉬움을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체적으로 시험을 따로 진행하는 학교도 등장했다. 중구의 인천국제고등학교는 실전 연습을 위해 다음 주 등교 후 자체적으로 학력평가를 치르기로 결정했고, 학생들에게 미리 문제를 풀지 말도록 안내했다.

인천국제고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정시를 노리는 학생들이 많고, 학력평가는 진로 지도나 입시 전략을 짜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온라인 자율 응시로 가볍게 넘길 수 없다"며 "현장에서 똑같은 환경으로 시험을 보지 않으면 실전 감각에서 차이가 있기에 개학 시기에 맞춰 교내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