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시스템 반도체 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전자가 평택에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평택에 극자외선 기반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지어 위탁생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또 이번 조치는 오는 2030년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를 달성하는 ‘반도체 비전 2030’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2021년 가동을 목표로 EUV 기반의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시설을 구축에 들어간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4월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타이완의 TSMC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삼성이 2위에서 추격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기술인 EUV를 통한 기술력 싸움으로 TSMC와 격차를 좁혀 나가면서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1위를 차지하려는 계획에 속도를 내는데 초석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5G 부문에서 세계최고 기술을 갖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이 고강도 규제에 나서면서 입지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이번에 삼성전자가 평택에 극자외선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타이완 TSMC가 화웨이 주문을 받아 생산을 못하게 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이익이 올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파장이 매우 짧은 극자외선 기술은 매우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을 구현해 5세대 통신망과 인공지능 등에 쓰이는 고성능 칩 생산에 최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사과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전략적 투자와 지속적인 인력 채용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탄탄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을 계기로 정보통신 칩 수요가 더욱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