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보이스피싱 기기’를 밀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해외 직구를 통해 보이스피싱 기기 적발 건수는 27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단 2건의 적발 건수와 비교해 10배가 넘는 수치다.

보이스피싱 기기는 해외 범죄자가 인터넷전화로 발신하면 국내 수신자에게는 불법으로 확보된 국내 전화번호로 바꿔 표시해 주는 중계기를 말한다. ‘VoIP 게이트웨이’ 또는 ‘SIM 박스’라고 불린다. 그동안 보따리상이 직접 해외에서 가져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직구를 통해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세관은 추정했다.

세관은 최근 해당 기기를 들여오는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제품을 음향기기 속에 숨겨 오다가 적발되자 부품으로 분해해서 세관 단속망을 피하려 했고, 해외 직구 물품을 간이하게 통관할 수 있는 ‘목록통관 물품’에 대한 세관검사가 강화되자 신고 방법을 ‘일반수입신고’로 바꿔 통관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보이스피싱 기기를 통한 범행 수법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빙자한 허위 문자로 개인금융정보를 빼내 가거나 소상공인 등에게 기존 대출을 상환하면 저금리 정부지원대출을 해 준다는 등의 내용이다.

세관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자금난을 겪는 소상공인까지 파탄에 이르게 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정보를 긴밀히 공유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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