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92분 / 드라마 / 15세 관람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내뿜는 모녀가 이태원 뒷골목을 휘젓고 다닌다. 스모키 메이크업과 펌헤어, 화가 나면 상대방의 머리채부터 움켜쥐고 욕을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절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엄마. 그런 모습의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젓지만 가만히 보면 엄마와 꼭 닮은 딸의 이야기.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도망친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을 잡은 모녀의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순덕(김은영 분)’은 이태원 클럽에서 잘나가는 가수 ‘블루’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치며 순조롭게 살던 어느 날 ‘엄마(조민수)가’ 들이닥친다. 엄마는 자신의 가겟세와 순덕의 비상금을 들고 막내 ‘유리’가 튀었다고 난리를 피운다. 순덕은 엄마의 그런 행동이 꼴 보기 싫지만 딱 하루만 참자고 다짐하면서 엄마와 함께 유리를 찾아나선다. 이 과정에서 두 모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벌어진다.

모녀의 성향은 극과 극이다. 순덕의 엄마는 다혈질에 자존심이 강하며 오지랖도 심하다. 동네 구석구석을 뒤지는 과정에서 수십 년 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하느라 정신이 없다. 유리를 찾는 과정에서 무뚝뚝한 성향의 순덕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영화는 서울 이태원을 배경으로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을 담은 모녀의 로드무비다. 이태원을 누비며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는 모녀와 그 과정에서 마주친 다채로운 인물들과 펼치는 예측불허의 추격전, 거기서 밝혀지는 이 가족의 속사정이 경쾌하게 그려진다.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사람이 더 상처받기 쉬우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다면 가족이어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지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바 있다. 27일 개봉.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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