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채권 확보와 유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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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채권 확보와 유치권
조수호 인천지방법무사회 /법무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5.27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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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호 법무사
조수호 법무사

건축은 종합예술이라고 하듯이 수많은 공종이 결합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므로 분쟁의 소지가 큰 분야이다. 수급인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시공을 하고 도급인은 시공 단계별로 약정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상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간혹 수급인의 불성실로 부실공사가 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수급인이 약정에 따른 공사를 마쳤음에도 도급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나 동물이 자기의 권리나 영역을 침해당했을 때 본능적으로 취하는 반응이 자력구제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권리구제 수단을 법제화한 것 중에 유치권이란 제도가 있고, 수급인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채권 확보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 유치권 행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유치권 행사는 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이다. 점유는 물건에 대한 인간의 소유욕을 만족시켜 주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므로 유치권 행사는 불성실한 도급인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는 것이다.

 민법은 제192조에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에게 점유권이 있다’고 규정해 물권의 기반인 점유권을 법제화하고,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해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하여 유치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문명사회에서 자력구제의 산물인 유치권을 법제화하고 이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권리 행사에 적절한 통제를 가하자는 것이다.

 민법과 판례는 무질서한 유치권 행사를 통제하기 위해 정치한 요건을 제시하고 있고, 수급인이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치권의 목적물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이므로 수급인은 당연히 시공한 부동산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고, 건축 중에 있는 건물이라도 사회 통념상 독립성이 인정될 경우는 가능하다.

 둘째, 유치권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목적물을 계속해서 점유해야 하고, 점유는 유치권의 공시방법이기도 하다. 경매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해야 대항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셋째, 공사대금채권과 점유하는 토지나 건물 사이에 견련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유치권을 행사하는 공사대금채권이 유치권을 행사하는 물건에 관해 발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수급인의 채권이 변제기에 있어야 한다. 경매와 관련하여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수급인이 목적물의 매수인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경매개시결정기입등기 이전에 점유가 개시돼야 하고 또한 그 이전에 공사를 마치고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해야 한다. 만약 어느 요건이라도 압류 이후에 발생했다면 유치권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게 돼 공사대금 청구채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대법원도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해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 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2008다70763판결)"라고 판시하고 있다. 

 다섯째, 도급 계약서에 수급인의 공사대금 청구권과 관련해 유치권을 배제한다는 특약이 없어야 한다. 유치권은 수급인이 만연히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표지판만 내걸었다고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유치권이 목적물의 점유를 빼앗아 사실상 우선변제권을 가지는 유효적절한 권한 행사의 수단이기는 하지만 불법적인 유치권 행사는 민형사상 통제가 따른다는 것도 알고 규정에 맞는 절제된 행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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