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 도시계획학박사
김선석 도시계획학박사

요즘 송도국제도시를 ‘인천의 강남’이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강남도 예전부터 인기 있는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강남은 강북보다 생활여건이 열악했습니다. 오죽하면 강남으로 이사했다가 강북으로 되돌아가는 사례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서울시에서는 경기고와 휘문고 등 명문고를 강남으로 이전하는 계획들을 추진했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1990년대부터 테헤란로에 대형 건물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부상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도시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자 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고 거주를 선호하는 최고의 지역이 된 것입니다. 

송도는 2003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을 시작한 지 어느덧 20년이 돼 가고 있습니다. 1990년대 강남과 같은 긴 세월이 흐른 것입니다. 인구도 매년 평균 1만 명씩 증가해 지난 4월 말 기준 16만1천894명이 됐으니, 3년 뒤에는 자족도시의 최소인구인 20만 명은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부터 송도가 강남과 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한 가지 길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인 GTX(Great Train Express) 개통입니다. GTX는 서울과 접근성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지하철은 시속 30㎞로 달리지만 GTX는 100㎞로 달릴 수 있어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7분 만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이 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경기부양 효과가 큽니다. 공사 기간에는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과 소비활동을 촉진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합니다. 그렇다면 GTX 개통이 송도에 어떤 변화를 불러 올 수 있는지 미래의 변화상을 그려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가장 큰 변화라면 서울과 공동생활권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생활권은 고급 인력 유치에 큰 효과를 낼 것입니다. 현재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포스코건설 등 1천600여 개가 넘는 사업체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천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활하고 있고, 서울과 통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우수 인력 유치에 한계가 있습니다. GTX 개통이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게 하여 많은 전문 인력들이 서울시내 직장처럼 송도로 출근하며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송도가 빠르게 성장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도시 성장은 편리한 교통과 편의시설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요소들은 인구 증가와 더불어 기업 유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 송도는 공원과 도로, 교육 등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서울과 접근성이 낮고 대형병원 등이 입주하지 않은 점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교통시설과 각종 편의시설 확충은 일자리와 거주를 함께하는 자족도시를 만들어 생산과 소비활동을 높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세계적인 도시들은 바로 뛰어난 사회기반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송도를 찾아올 것입니다. 특히 서울의 직장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퇴근 후에 송도의 노을 물든 하늘과 아름다운 바다를 산책하려 GTX를 탈 것입니다.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센트럴파크에서 보트를 즐기고 세계문자박물관을 관람할 것입니다. 마치 군산의 어느 유명한 빵집 앞에 줄서서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모습처럼 송도에서도 이러한 풍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송도 발전과 GTX는 뗄 수 없는 비행기의 양 날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송도는 공항과 항만을 인접해 수도권에서 잠재력이 높은 지리적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GTX 개통은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핵심 요소이자 인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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