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게 크는 아이들’, 사회적 관심과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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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게 크는 아이들’, 사회적 관심과 지원 필요
인수영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05.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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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영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장
인수영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장

(가명)세은이는 2학년이 되던 해부터 지역아동센터에 다니게 됐다. 호기심이 많고 활발한 성격의 세은이는 지역아동센터에 잘 적응했고, 특히 음악수업을 아주 좋아했다. 

어느 날, 뺄셈 공부를 하던 세은이는 선생님의 설명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3=7’을 아무리 설명해도 "어떻게 네모에서 3을 뺄 수가 있어요?"라는 질문을 계속 반복했다. 선생님은 세은이가 ‘조금 늦되는 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후 세은이가 또래친구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또래친구들보다 이해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낀 선생님은 부모님과 상담을 통해 심리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세은이의 지능은 경계선에 해당하며 학습 및 사회성 형성에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경계선 지능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가 71~84 사이에 해당하고, 전 인구의 13.6% 정도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대다수는 영·유아기, 학령전기에는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 기억력, 신체활동 능력 등에서 특징을 보이지 않으나,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추상적인 사고, 수집된 정보의 일반화, 문제해결 및 계획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학습적인 면에서는 읽기·쓰기·셈하기에서 차이를 보이기 쉬우며 사회적으로 미성숙해 문제 행동을 많이 하고 주의집중에 문제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와 교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특징으로는 경계선 아동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아동에 대해 다른 아동들과 같은 기대를 하게 되고, 아동이 겪는 문제에 대해 개인의 성격 차이로 판단해 생활 습관 및 방식에 대해 변화를 강요하는 형태로 아동을 지도하게 된다. 이렇게 충분한 정서적 지지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또는 품행 장애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지능은 성공적인 사회생활과 상관관계는 있으나 결정요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가정과 사회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는다면 경계선 지능 아동이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세은이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은이의 심리검사 결과를 듣고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은 내부회의를 통해 세은이가 좋아하는 음악수업에 지속해서 참여하게 할 것과 세은이의 학습량 조절,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세은이 엄마와 상담 횟수를 늘리고 가정에서도 성적 향상을 목표로 아이를 다그치지 말 것, 아이가 좋아하는 피아노 수업을 계속 지원해 주실 것과 아동 관련 상담과 부모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세은이는 현재 고교 2학년으로 요리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세은이 엄마는 ‘세은이를 키운 것은 엄마가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이라며 세은이에 대한 세심한 지도와 지원에 감사를 표했고,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세은이처럼 ‘더디게 크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정보와 제도적 지원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계선 지능 아동들은 그동안 제도적 지원의 틀 밖에 있었으나, 2016년 이후 서울시를 중심으로 조례 제정, 느린 학습자를 위한 시끄러운 도서관 시범사업, 예술대안학교 운영, 독서 멘토링 등 다양한 시도와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동복지법 4조는 지방자치단체의 보호 대상 아동 및 지원 대상 아동의 권익 증진을 위한 정책 수립·시행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제도적 지원의 틀 밖에 있던 경계선 지능 아동의 특성에 맞는 여러 가지 시도와 제도적 보완으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동들이 사회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아동친화도시’ 인천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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