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사는 주부 박희영(43)씨는 최근 삼겹살을 사러 대형 마트에 갔다가 가격표를 확인하고는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지난달보다 부쩍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박 씨는 "지난달보다 가격이 두 배 정도 오른 느낌이다"라며 "코로나19로 식당 가서 먹기에는 불편해 집에서 많이 해 먹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가계 부담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삼겹살과 소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다.

2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6일 기준 삼겹살 소매가격은 1㎏당 2만3천827원으로 2017년 7월 26일 2만4천267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비싸졌다. 지난 2월 중순 1만4천476원을 저점으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삼겹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때와 겹친다.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삼겹살 소비가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또 이달 13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진 점도 삼겹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단기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한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우 1등급 등심 도매가격은 25일 기준 1㎏당 7만4천713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26일에는 7만1천770원으로 2천943원이 하락했다.

특히 소비자가격은 26일 기준 1㎏당 9만3천124원으로 집계됐다. 한우 소비자가격은 이달 초 9만1천 원대에서 18일 9만4천852원까지 올랐고 이후 9만3천∼9만4천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닭 소매가격은 1㎏당 1월 5천97원, 2월 5천61원, 3월 5천126원, 4월 5천47원 등 지난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이후인 이달 18일 5천190원으로 올랐던 닭 가격은 27일 5천1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좋은 날씨와 연휴기간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돼지고기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가격 부담에 따라 대체 육류를 찾는 소비자도 계속 늘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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