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준(수원FC), 안드레(대전 하나시티즌).
안병준(수원FC), 안드레(대전 하나시티즌).

프로축구 K리그2 안병준(수원FC)과 안드레(대전 하나시티즌)의 득점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조총련계로 일본에서 큰 안병준,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안드레는 2020시즌 1~5라운드 연속골로 6골씩 생산하며 골잡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안병준은 량규사, 안영학, 정대세에 이어 북한 대표 경력을 가진 4번째 K리거다. 조총련계로 일본에서 태어나 J리그 1·2부에서 뛰다 2019시즌을 앞두고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말투만 다소 어눌할 뿐 한국어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도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2번째다. 그는 과거 17세 이하 대회에 북한 청소년 대표로 출전 차 한국을 방문한 바 있지만 "그때는 너무 어려서 아무런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축구를 배웠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전형적인 일본 공격수와 결이 다르다. 제공권과 몸싸움 능력에 골 결정력을 두루 갖춘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인데다 수비 가담력도 좋아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애정을 한몸에 받는다.

안병준은 부천FC와의 5라운드 전반 30분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골을 책임졌다. 부천 진영 왼쪽 중원에서 마사에게 볼을 이어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다 왼발슛으로 골맛을 봤다. 그러나 팀은 1-2로 패했다. 최근 3연승의 상승세를 내달리던 수원FC는 3승2패(승점 9)로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런 와중에도 안병준은 5경기 연속 득점 레이스를 펼치며 기록을 이어갔고, 득점 순위도 안드레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안드레는 브라질 남동부 포아수 알레그리 출신으로 자국 리그 명문 코린치앙스가 원소속구단이다. ‘재창단 첫 시즌 승격’의 대업을 이루려는 대전이 야심차게 임대영입한 골잡이다.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힘, 브라질리언의 개인기를 앞세워 상대가 어느 팀이건 페널티지역을 지배한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포워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 공격수’로 황선홍 대전 감독이 보유한 ‘제일 검’이다.

안드레는 경남FC와의 5라운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안병준과 같이 개막전 포함 5경기째 골 퍼레이드 중이다. 이 골로 대전의 5경기 무패(3승2무)를 지켜냈다.

K리그 1·2부 통틀어 개막 최다 경기 연속골 기록은 2017시즌 2부 이정협(부산)이 세운 7경기다. 안드레와 안병준은 2골만 더 넣으면 타이기록을 쓴다. 안병준과 안드레, 두 골잡이가 벌이는 ‘안의 전쟁’은 뚜렷한 강자도 약자도 없어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K리그2 무대에 대한 흥미를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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