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개척교회가 중·대형 교회에 이어 코로나19 집단감염지로 급부상했다.

1일 인천시와 각 구에 따르면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군구 관계 공무원 2천400여 명이 지역 내 교회시설을 전수조사했다. 당시 현장점검을 통해 드러난 지역 내 교회 숫자는 3천372곳, 이후 주말마다 계속된 예배 현장점검을 통해 현재는 3천850곳의 교회가 지역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에서 교회시설 관련 통계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회 설립 절차는 대부분 교단 내에서 이뤄지고 자유업종이어서 단독 건물을 신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할 관청에 별도의 신고나 허가, 등록을 할 필요도 없어 그동안 교회 숫자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시는 3월부터 최근까지 파악된 중·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주말예배 진행 여부 및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해 왔다.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는 물론 신도 간 접촉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관리명단에 있는 교회에 권고했다. 하지만 이날 확진자 24명이 발생한 지역 교회 11곳(미추홀구 5곳, 부평구 4곳, 중·서구 각각 1곳) 중 일부는 시의 관리명단에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도 수가 3∼5명인 가족 중심 교회부터 10명 내외의 신도를 둔 신생 개척교회는 주말예배를 하지 않는 등 소모임 형태의 예배가 진행돼 전수조사로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들 역시 대부분 영세한 개척교회로 상가건물의 지하층을 빌려 쓰거나 원도심의 낡은 건물 한편을 임대해 사용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도 없이 밀접접촉하며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추홀구 A개척교회 인근 주민은 "지난 목요일 저녁 여러 명이 모여 엠프를 크게 틀어 놓고 찬송가를 부르는 등 무척 소란스러웠다"며 "요즘 같은 시국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중·대형 교회 중심의 방역 관리를 소규모 교회 중심으로 옮겨 방역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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