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제물포고 교감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각 나라의 지도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지금처럼 지구 대부분 국가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위기에서는 난국을 극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지도자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이 뜨겁다. 실제로 몇 개 국가의 지도자들은 위기 극복의 탁월한 성과를 주도한 공로로 국민적 신망을 얻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최고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에는 그런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어설픈 판단과 행동, 우유부단한 결단력, 지극히 이기적이고 권위적인 자세, 수준 미달의 감수성과 실력이 드러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실망과 불신, 나아가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미래의 리더 육성 교육의 절실함을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어떤 사람이 진정한 리더일까? 철학자 니체(F. W. Nietzsche, 1844~1900)는 진정한 리더는 ‘자신에게 명령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의지대로 살지 말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것에 방점을 찍었다. 니체의 철학을 분석하면 상사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며 싫은 내색조차 하지 못한 채 끌려가는 낙타형 인간이 돼서는 안 되며 그렇다고 사자처럼 팀플레이를 할 줄 모르는 독불장군도 위험하다. 이는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객체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모든 일을 혼자 끌어안고 독식하는 사람은 공히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명령만 내리고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의지가 약하다. 또 머릿속으로만 아는 지식이나 마음속으로만 하는 결심은 소용이 없다. 따라서 명령을 내리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바람직한 변화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리더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다시 니체가 주장하는 초인(위버멘쉬)을 주목하게 된다. 초인은 모든 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고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말한다. 단적인 예로 어린이와 같이 자신의 과거를 쉽게 잊고 현재 하는 일에 몰입해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고향’이라 했고 또 ‘어린이는 여러모로 어른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성경에서도 ‘어린이와 같지 않고는 천국에 들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왜냐면 어린이는 어른의 삶에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모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린이는 현재 하는 일을 즐길 줄 알고 또 과거를 쉽게 잊는다. 어린이처럼 자기 일에 몰입하는 것, 그것은 성인의 삶이 추구하는 행복의 근본이다. 몰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나오고 이는 불필요한 것에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도록 해준다. 가장 핵심적인 것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불신받는 선진국 지도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나 기득권 또는 불순한 동기에 집착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몰입해 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권력에만 길들여진 것이다. 

교육은 누구나 참다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친다. 그렇다면 어떠한 리더여야 하는가? 리더의 삶은 자신의 욕망과 행위로만 그치지 않고 타인과 함께 공동체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이끄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21세기 교육이 지향하는 민주시민이고 세계시민이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타인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이 리더의 기본 자질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타인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명령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리더의 핵심은 자기를 다스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자신을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많은 수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교육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유능한 리더가 육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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