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현 가천의과대학교 치과학  교수
문철현 가천의과대학교 치과학 교수

치과의 2대 질환은 ‘충치와 잇몸질환’이라 하겠다. 이들 질환의 원인은 치아 표면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에 의해 형성된 플라크(plaque) 내의 세균이다. 식사 후 양치를 깨끗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충치가 생기면 찬 음식물이 닿았을 때 이가 시리거나 단것을 섭취했을 때 예민함을 느낄 수 있다. 더 진행돼 신경을 침범하면 아무런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참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아 표면에 변색이나 구멍이 형성돼 있거나 X-ray 사진상 검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충치로 진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이미 충치가 상당히 진행된 것이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충치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충치는 어떤 형태로 진행될까? 초기 충치는 법량질의 표면에만 약간 생기는 단계로 아프지는 않으나 법량질이 침식돼 보통 까맣게 변한다. 충치가 진행돼 상아질에 이르게 되면 치아가 움푹 파이게 된다. 그 결과, 음식물 찌꺼기 등이 쉽게 고이게 돼 충치 진행을 촉진시키고 썩는 냄새가 난다. 

다음으로 충치균이 치수 조직까지 침투하는 단계가 되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있게 되고 찬물에 매우 시리게 된다. 충치가 더 진행돼 치수염의 단계를 넘어서면 치근과 턱뼈 사이에 있는 치근막에 염증을 유발해 치조골염증으로 파급된다.

충치와 잇몸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양치질’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333 원칙(식사 후 30분 이내에, 하루 3회, 3분 동안)’을 지키며 양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취침 전 간식을 먹는 경우 반드시 양치를 해 치아가 깨끗한 상태에서 취침해야 한다. 워터픽이나 전동칫솔도 좋은 방법이나 손양치질보다 효과가 좋지는 않다. 더불어 사잇솔(치간 칫솔)과 치실을 사용하면 더욱 완벽하게 충치와 잇몸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칫솔질을 대신해 가글링하는 것은 충치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 아동의 적극적인 예방법으로는 치아 불소를 도포해 치아의 탈회를 막는 방법과 실란트를 시행해 충치가 생기기 쉬운 치아의 홈을 메워 주는 홈 메우기 작업이 있다. 물론 이러한 행위도 양치질을 대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철저히 한다고 해도 양치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19세 이상은 연 1회 국민건강보험으로 스케일링 치료를 받을 수 있으므로 최소 연 1회는 치과를 방문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홍길동(59)씨는 오랫동안 치아의 시린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333원칙을 지켜 치아 관리를 철저히 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고 흔히들 ‘풍치’라 이야기하는 나이가 들어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져 치과를 방문해 검사한 결과, 충치가 이미 많이 진행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잇몸질환뿐 아니라 충치도 자연 치유되지 않으므로 수복치료를 하기로 했다. 

충치치료에는 글래스아이오노머(불소를 방출해 충치를 방지하는 작용을 하지만 심미성이 다소 떨어지고 강도가 약함), 콤포짓 레진(심미성이 우수하고 강도가 글래스아이오노머보다 우수함), 인레이 및 온레이(충치의 범위가 크거나 치아의 옆면에 충치가 존재할 때 시행) 등 다양한 재료가 있다. 홍 씨는 이미 충치가 많이 진행된 터라 신경치료와 보철치료(크라운)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치료 후 홍 씨는 칫솔질에 더해 사잇솔과 치실 또한 양치 때마다 사용할 것을 권유받았으며 착실히 시행하고 있다. 

333원칙에 사잇솔과 치실의 사용을 더하고, 연 1회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온 가족이 건강 100세를 위한 건강한 치아와 건강한 잇몸을 지금부터 준비하자.

<도움말=가천의과대학교 치과학 문철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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