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풀어야 기업 유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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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풀어야 기업 유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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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4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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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투자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관련 제도를 통합·개편키로 한 것, 대기업의 벤처투자 빗장을 일부 풀어주기로 한 것이 그러한 예다. ‘리쇼어링’(기업의 본국 회귀) 지원도 확대한다. 유턴기업이 원하면 수도권 공장총량 범위 내에서 우선 배정키로 했다. 앞으로는 해외 사업장 생산량을 50% 이상 줄이지 않아도 ‘생산 감축량만큼 비례’해서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해외 사업장을 놔둔 채 국내 사업장만 증설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여기까지다. 이번에도 기업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수도권 규제 완화’는 제외됐다. 지방(국회의원들) 반발을 우려해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13년 해외 진출기업 복귀법 시행 이후 지난 8년간 국내로 복귀한 기업은 총 68개 사다. 이 중 인천(2곳), 경기(8곳)를 제외한 58곳은 모두 지방으로 이전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불합리한 규제들 때문이다. 서울·인천·경기는 3년 단위로 일정한 면적을 정해 그 범위 안에서만 대규모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하는 ‘수도권 공장총량제’가 적용된다. 그 이상으로 공장을 확장하거나 창고를 지으려면 지방으로 가야 한다. 현재로선 중소·중견기업이 수도권으로 유턴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수도권 과밀지역 규제’ 정책으로 (지방처럼) 보조금이나 세제, 입지 혜택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 ‘돌아오되 수도권이 아닌 지방으로 가달라’는 게 작금의 정부 정책인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해외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턴기업 확대를 위해선 ‘노동시장 유연성(29.4%)과 규제완화 관련(35.9%)’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지원(14.7%), 세금감면(14.2%)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돈이 아닌 제도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기업이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자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큰 시장과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물류와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으며, 인재 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만 틀어막으면 지방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아무리 재정 투자를 늘리고 세제를 지원한다 해도 근본적 문제(규제완화, 노동개혁)를 바로잡지 않으면 기업 유턴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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