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소방서 소속 A소방관이 지난 3월 31일 화재 진압현장에서 구급차에 치는 사고를 당한 후 2개월 째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말 포천시 소재 물류창고의 화재 진압 현장에서 소방관 1명이 후진하던 구급차에 치여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소방관은 가슴과 다리 통증 등을 호소하며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으며, 현재 안산시 소재 병원에서 수술 및 재활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공상심의’가 늦어져 자비로 거액의 치료비 감당, 육체적 고통에 생활고 부담, 심리적인 어려움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포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해당 소방관은 가슴타박상 및 뇌진탕, 경추염좌 및 긴장, 요추염좌 및 긴장, 양쪽 무릎 연골 파열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현재 부상에 대한 공상처리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최종 심의 결과에 대해 명확한 예측이 어렵다 보니 우선은 개인 카드로 거액의 병원비를 지불해 가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포천소방서에 문의한 결과, 4월 13일 공상 여부 심의를 위해 공무원연금공단에 신청했고, 5월 13일께 인사혁신처에 공식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공상처리가 된다면 치료비 등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치료 중인 소방관의 개인 부담은 매우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원거리 거주 중인 해당 소방관의 생활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소방관은 의왕소방서에서 근무하다 2019년 1월께 포천소방서로 전입해 왔으나 생활관에 입주되지 않아 자택인 안산시에서 왕복 200㎞가 넘는 거리를 자차로 출퇴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4월 1일자로 관내 119안전센터장으로 인사발령이 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해 동료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수의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소방·경찰·교정 분야 공무원에게 자주 나타나는 우울증, 불안·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 등에 대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A(56)씨는 "국민을 위해 특별한 희생과 헌신을 감내하는 소방관 같은 특수직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부상을 당했음에도 맘 편히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특수직 공무원들에 대한 공상심의 절차 간소화 등 시급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포천소방서 관계자는 "4월과 5월 연금공단을 거쳐 인사혁신처에 심의서류가 접수돼 관련 절차대로 진행 중이다. 접수 순서에 따라 일정대로 심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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