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의 시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평등에는 인종도, 나이도, 성별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애 유무도 마찬가지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비장애인과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있고, 그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도 장애학생들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회적 기본권의 하나인 ‘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헌법 제31조와 헌법 제34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편견과 혐오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 장애학생들은 앞선 세대가 겪었던 고통을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애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과’는 다양한 교육정책 외에도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도내 2만1천700여 장애학생(전체 16만7천여 명의 1.3%, 4월 1일 기준)의 교육권 보장은 물론 앞으로 장애인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인 특수교육과의 운영 모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열린 ‘경기특수교육콘퍼런스’가 진행 중인 모습.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열린 ‘경기특수교육콘퍼런스’가 진행 중인 모습.

# 공평한 교육을 위한 노력

‘학생 중심 맞춤형 교육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성공적 사회 통합 실현’을 모토로 삼은 특수교육과는 ▶장애특성별 맞춤형 지원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역량 강화 ▶학교와 마을이 함께 지속가능한 특수교육 지원 환경 조성 ▶공교육 책무성 강화를 통한 양질의 특수교육 보장을 목표로 정책을 발굴·시행 중이다.

무엇보다 특수교육과는 일반학교에서의 통합교육 지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원거리 통학에 따른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특수학교 신설 추진 및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 신·증설 외에도 일반학교 내 일반학급에 배치된 장애학생들이 불편 없이 교육을 받는 환경을 조성해 향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학습권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수교육과는 먼저 ‘일반학교 통합교육 지원체제’ 구축을 추진 중이다.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에 순회교사를 배치, 교육과정 조정과 정기상담 등 장애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 및 개별화 교육계획 작성·관리를 위한 컨설팅과 함께 장애학생의 장애 정도 및 특성을 고려해 학급정원을 감축 조정하는 한편, 지역 유관기관 등과 통합교육 지원 인력풀 구축 및 일반교원의 통합교육 역량 강화 등이 그것이다.

# 교육과정의 내실화

공평한 교육 실행을 위한 방안으로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가 강조되고 있다.

특수교육과는 각 지역 여건 및 장애 특성을 반영한 특수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원을 위해 학생·학부모·교사의 요구 및 필요에 따라 기본교육과정은 교과(군)별 시수의 편성을 30% 범위에서, 공통교육과정은 2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편성·운영토록 했다.

장애 정도가 중한 중도·중복장애학생이 포함된 학급을 운영하는 특수학교는 교과(군)별 50% 범위 내에서 시수를 감축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특수학급 및 통합학급이 설치된 일반학교에서는 학교교육과정에 통합교육계획을 포함해 편성·운영하도록 하고, 학교교육과정위원회를 운영할 때는 특수교사의 참여를 확대시켰다.

통합체육교육을 위한 체육교사 연수가 진행 중이다.
통합체육교육을 위한 체육교사 연수가 진행 중이다.

특수학교의 혁신학교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특수교육 공동체학교’도 추진 중이다. 학교자치를 위한 교육주체 참여 확대를 통해 학교의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애학생의 역량 강화를 위한 배움·체험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한편, 장애학생의 배움과 삶 및 일의 연계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중도·중복장애학생을 위해 시설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공간 및 위생시설을 비롯해 신체 기능을 보완하는 보조공학 지원을 확대하고, 장애학생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심리안정실 등 환경 구축과 함께 개별화 교육(개인별 맞춤 교육)을 위한 학급당 학생 수 하향 조정 등 교육 여건 개선을 통한 지원활동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학생의 요구에 적합한 개별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교사조직 및 특수교육지도사와 사회복무요원, 자원봉사자 등 보조인력의 활용을 확대하면서 매 학기마다 학교별 개별화 교육 계획에 따른 각 장애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스포츠 동아리와 패럴림픽 종목 활동 등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과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등 체육활동과 문화예술센터, 미술관, 재능기부 등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활동도 지원 중이다.

이 같은 예술·체육활동은 다양한 문화예술·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해 경쟁교육 대신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소질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교육으로 실시되고 있다.

#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 제공 

장애가 있을지라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다. 

특수교육과는 장애학생들이 각자의 적성과 특기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정책은 ‘특수학교 자유학년제’다.

2018년부터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전면 시행 중인 특수학교 자유학년제는 특수학교 중학생들이 1년 동안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진로 탐색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중학교 1학년에서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학생의 희망과 관심을 반영한 자유학기 활동을 연간 221시간 이상 편성해 두 학기 동안 자유학기를 운영하고, 연계자유학년은 자유학년 이후 일반 학년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중학교 2∼3학년에서 자유학기 활동을 학기당 2개 영역 이상 운영한다.

자유학기 활동은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탐색활동으로 구성됐다.

주제선택활동은 장애 특성·정도 및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반영한 체계적·심층적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중도·중복장애학생의 생활 기능 향상을 위한 전문적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직업교육 중점학교와 예술·체육 분야의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중점학교를 운영하는 한편, 진로직업특수교육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진로·직업교육을 지원 중이다.

이 밖에도 학교 내 장애인 일자리 사업 운영을 통해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장애학생의 진로·직업 내실화는 물론 교육청 및 학교에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해 ‘더불어 함께 사는 장애인식 개선’ 및 ‘공감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열린 경기특수교육콘퍼런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열린 경기특수교육콘퍼런스.

#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

다양한 교육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특수교육과는 유·초·중등학교 및 교육행정기관 등의 장애인식 개선을 통한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공감 확산 및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조성을 위한 ‘학교공동체 장애인식 개선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연 2회 이상 각급 학교 학생 대상 ‘장애인식 개선교육’ 의무 실시 ▶각급 학교 장애인식 개선교육을 위한 자체 예산 편성 ▶도교육청과 일선 교육지원청 및 직속기관을 비롯해 각급 학교 교직원 대상 교육 실시 ▶특수학교 행사 시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프로그램 운영 등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 예방 및 보호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장애학생 폭력 예방을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상시 보호체계를 가동 중이며, 도내 25개 특수교육지원센터 내에 장애학생 인권지원단을 운영하면서 장애학생의 인권 보호도 지원한다.  

# 권오일 특수교육과장 인터뷰

"특수교육의 목적은 결국 ‘직업’입니다." 

권오일 특수교육과장은 특수교육의 궁극적 목적을 이렇게 정의했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동기부여와 환경을 위해서는 안정된 직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권 과장은 "결국 모든 특수교육 정책은 장애학생들이 직업을 찾아 비장애인과 동일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학생들의 장애 정도와 관심사 및 특성 등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개별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실상 혼합교육의 시대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생활하면서 함께 교육을 받는 교육환경이 교육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정서적 기반이 갖춰져 있어야 통합교육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수교육과는 교육현장이 원활한 교육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며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각 사안별 해결 방안을 함께 마련하면서 장애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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