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최정상급 레프트 김연경(32)이 세계 리그를 거쳐 11년(12시즌) 만에 V리그 흥국생명 분홍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김연경은 지난 6일 흥국생명 구단과 연봉 3억5천만 원만 받는 조건으로 복귀 협상을 마무리했다.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세터 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FA 계약한 흥국생명은 김연경마저 품에 안아 다음 시즌 절대 1강으로 군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경은 그간 열심히 뛴 후배들을 위해 연봉을 양보하고 싶다는 뜻을 흥국생명 구단에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연봉(4억5천만 원)과 옵션(2억 원)을 포함해 최대 6억5천만 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전했지만 김연경이 후배들을 더 잘 대우해 달라며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고 소개했다.

다음 시즌 여자부 구단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은 연봉 18억 원, 옵션 5억 원 포함 23억 원이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연봉 4억 원+옵션 2억 원=6억 원), 이다영(연봉 3억 원+옵션 1억 원=4억 원)에게 이미 10억 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13억 원으로 김연경을 포함한 모든 선수의 연봉을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구단은 김연경이 최대치에서 3억 원이나 덜 받아 남은 몫을 후배들에게 주기로 하면서 연봉 문제도 무리 없이 해결됐다.

김연경은 V리그 흥국생명에서 4시즌을 뛰며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일본 JT 마블러스(2009∼2011년), 터키 페네르바체(2011∼2017년), 중국 상하이(2017∼2018년), 터키 엑자시바시(2018∼2020년)를 거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올해 4월 터키에서 귀국한 김연경은 지난달 엑자시바시 구단과의 계약이 끝난 뒤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해 왔다. 중국 등 해외 진출과 국내 유턴을 저울질하던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접촉해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터키 진출 당시 자유계약선수(FA) 권리 획득 인정, 완전 이적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V리그 임의탈퇴 선수로 묶었다. V리그 규정상 6시즌을 뛰어야 선수는 FA 자격을 얻는데, 김연경은 4시즌만 뛰어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다. 흥국생명이 한국배구연맹에 김연경의 임의탈퇴 해제 공시를 요청하면 행정적인 절차는 끝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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