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첫 등교를 하는데 여름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최근 각 학년별로 순차적 등교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한 학부모가 전한 말이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설렘으로 다가온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시작하면서 막연한 희망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조금은 다른 ‘처음’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영향 탓이다. 모두가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저마다 감염 예방을 위해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며 생활하고, 경조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서도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방문조차 자제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직장인들은 퇴근 후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주 접하던 술자리마저 포기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교육 현장은 더 심각하다. 등교 개학이 80여 일간 연기되고, 집에서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원격수업이 진행되며, 학년별로 나눠 시간차를 두고 학교에 간다. 등교 후에도 학생들은 현관에서 체온을 측정한 뒤에야 교실로 들어갈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림판이 교실 책상을 비롯해 급식실 테이블에까지 설치돼 있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교육의 패러다임은 기존의 학생을 가르치는 ‘티칭(Teaching)’의 개념에서 학생 스스로 어떻게, 무엇을 공부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코칭(Coaching)’의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19는 생활의 불편은 야기했지만, 그동안 쉽게 개선하지 못했던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위기 속의 기회라면, 이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서로가 지혜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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