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8일 용인 대한항공 신갈연수원 내 체육관에서 첫 공개훈련 도중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로베르토 산틸리(55) 감독이 8일 용인 대한항공 신갈연수원 내 체육관에서 첫 공개훈련을 진행했다.

V리그 남자부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산틸리 감독은 지난달 24일 전력분석 전문가인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와 함께 입국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뒤 이날 팀에 합류했다. 훈련 중 리시브에 이은 속공 연결에 시간을 할애한 그는 홍콩 출신 귀화 센터인 진지위를 타깃으로 잡았다. 산틸리 감독은 진지위에게 직접 공을 토스한 뒤 리시브에 이은 속공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산틸리 감독은 자가격리 기간, 대한항공 선수들이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영상을 지켜보며 팀 전력을 파악에 주력했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와 레프트 정지석, 곽승석이 건재하고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의 기량도 흠잡을 데 없다. 불안 요소라면 김규민의 입대와 자유계약선수(FA) 진상헌의 이적으로 인해 센터진 공백이다. 이 점을 인지해 공식훈련 시작부터 센터진의 속공과 블로킹 훈련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이다.

대한항공 선수들의 훈련 과정은 실전과 같았다. 초반 전술 훈련을 마친 뒤 두 팀으로 나눠 25점 세트제 경기를 펼친 게 대표적이다.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선수들의 열정이 더해져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산틸리 감독은 훈련 내내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는데, 선수들이 조금이라고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개입했다.

산틸리 감독은 "훈련 전 미팅에서 두 가지 원칙을 설명했다. 첫째는 더 전문적, 세부적으로 기술 훈련을 한다고 했다. 두 번째 원칙은 훈련을 대결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오늘도 워밍업으로 미니 게임을 했다. 훈련에는 늘 대결 구도가 있을 것이다. 나는 경기와 같은 느낌을 강조하는데, 그래야 선수들이 기술적, 전술적으로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31차례 경기에서 818개의 개인 범실이 나왔다. 개인 범실 800개를 넘긴 팀은 총 3팀으로 이중 OK저축은행(847개)과 현대캐피탈(840개)은 대한항공보다 1경기 더 많은 32경기를 치렀다. 산틸리 감독의 새로운 훈련 방식이 팀 내 고질적인 약점인 범실 문제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세터 출신의 산틸리 감독은 선수 이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도자로서의 경험은 풍부하다.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남자 대표팀을 이끌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7∼2018년 호주 남자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프로 무대에서는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에서 구현하고 싶은 배구에 대해 "대한항공은 지금 좋은 수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소스만 더 첨가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새 무대에서의 새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승이지만 그 전에 저희 팀이 우승을 목표로 했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 돼야 한다.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경기에서 이기는데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이기는 과정과 어떻게 이겼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정,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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