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110분 / 드라마 / 15세 관람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 누명을 쓴 엄마의 결백을 증명키 위해 나선 변호사 딸.

 영화 ‘결백’은 살인 누명을 쓴 엄마 ‘채화자(배종옥)’의 무죄를 증명하는 변호사 딸 ‘안정인(신혜선)’의 고군분투를 그린 법정 스릴러물이다. 

 아빠의 장례식장. 시장부터 마을 이장까지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은 둘러앉아 막걸리를 나눠 마신다. 자폐 증세가 있는 이 집 상주 ‘안정수(홍경 분)’는 무슨 일 때문인지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소란을 일으킨다. 

 그러던 중 막걸리를 나눠 마신 사람들이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진다. 이 농약 막걸리 사건은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보도된다.

 유죄 가능성이 높은 살인사건 항소심에서 ‘혐의 없음’을 이끌어 낸 실력파 변호사인 딸도 이 사건을 알게된다. 과거 아버지의 핍박을 받으며 어렵게 공부했던 정인은 가족과 절연한 채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로 성공했고,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엄마 화자가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 것을 본 정인은 고향으로 향하고, 화자가 급성 치매로 도저히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상태임을 확인한다. 

 정인은 엄마의 변호사를 자처한다. 초동 수사의 미비함을 지적하고 병보석을 끌어낸 정인의 실력이라면 쉽게 해결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도리어 가시밭길이 펼쳐진다. 정인은 비협조적인 마을 사람들과 묘하게 얽혀있는 피해자들의 관계 속에 무엇인가 있음을 직감한다. 

 이 영화는 평이한 구조 속에 촘촘하게 묘사되는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이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를 통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신혜선을 중심으로 배종옥, 허준호, 태항호와 홍경까지 탄탄한 내공의 배우들이 영화를 강력하게 받쳐준다. 

 슬픈 과거를 갖고 있으나, 자기 연민 없이 꿋꿋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캐릭터는 신혜선의 연기력과 깔끔한 이미지를 더해 관객의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인물로 완성됐다. 

 노인 분장과 치매 캐릭터 등을 통해 변신을 선보인 배종옥의 연기도 매우 인상 깊다. 

 두 여배우가 만들어내는 어머니와 딸의 서사는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으나 마음을 먹먹하게 울린다.  신예 홍경 역시 자폐 장애를 갖고 있는 인물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허준호, 태항호 등이 담당한 캐릭터도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했다.

 영화 ‘결백’은 10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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